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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 사기’ VIK 두 번째 파산 심문…투자 받은 신라젠 수사도 진행 중

중앙일보 2020.03.16 16:13
7000억원대 미인가 투자 유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2016년 9월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7000억원대 미인가 투자 유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2016년 9월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7000억원대 투자 사기로 대표가 구속된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에 대한 파산 신청이 접수돼 법원에서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파산이 받아 들여지면 투자자에게 일부 보상금이 지급되지만, 다른 피해자 단체는 “다단계 투자 유치에 참여한 중간 모집책만 이득을 본다”며 파산을 반대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회생법원 2층 심문실에서 열린 심문 기일에는 VIK 직원과 투자 피해자,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1시간 정도 진행된 심문 진행에서 VIK 직원과 변호사들은 파산 필요성에 관해 설명했다. VIK 직원은 “현재 영업을 하지 않아서 현금 흐름은 좋지 않지만 파산 비용을 어떻게든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파산 신청인은 투자 피해자 등 7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심문기일은 2월 17일로 잡혔지만 한 차례 연기돼 9일 열렸고, 16일 두 번째 심문이 진행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사기·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철 VIK 대표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이 대표는 재판을 받는 중에도 다시 불법 투자금 619억원을 유치한 혐의로 지난 2월 서울 남부지법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VIK에 2015년부터 1억5000만원을 투자한 A(62)씨가 16일 중앙일보에 보인 투자 장부. 그는 "이젠 깨끗이 잊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민상 기자

VIK에 2015년부터 1억5000만원을 투자한 A(62)씨가 16일 중앙일보에 보인 투자 장부. 그는 "이젠 깨끗이 잊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민상 기자

투자 피해자 눈물 “이제는 깨끗이 잊고 싶다”

이날 심문 기일에는 파산 신청을 하지 않은 일반 피해자를 찾을 수 있었다. A(62)씨는 “2015년부터 VIK에 10여 차례 1000만~2000만원씩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며 “파산이 인용돼 일부라도 투자 금액을 받아 이제는 깨끗이 잊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A씨에 따르면 VIK는 20~30% 수익을 내준다는 미끼로 투자를 받아 소규모 모바일게임회사와 미디어, 전자회사 비상장 주식에 투자했다. 검찰은 이같은 피해자가 약 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피해자 단체들은 법원이 파산을 인정해주면 중간 모집책에만 투자금이 돌아간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이민석 변호사(법률소비자연맹 사무총장)는 “VIK의 자산은 현금화되기 어렵고 은닉한 재산도 많다”며 “법원이 강제로 파산을 인정하면 얼마 되지 않는 복구액도 대부분 중간에 다른 투자자를 모집한 모집책 피해를 구제하는 데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파산 신청을 낸 70여명 중에 중간 모집책이 상당수 끼어있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VIK 피해자 연합이 서울회생법원 앞에 붙인 파산 반대 현수막. 이들은 법원이 VIK 파산을 받아주면 보상액이 대부분 중간 모집책으로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사진 이민석 변호사

VIK 피해자 연합이 서울회생법원 앞에 붙인 파산 반대 현수막. 이들은 법원이 VIK 파산을 받아주면 보상액이 대부분 중간 모집책으로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사진 이민석 변호사

다른 피해자 단체 “파산 받아줘서는 안 돼”

이철 VIK 대표는 여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바이오 업체 신라젠과도 연관돼 있다. VIK가 2013년부터 450억여원을 투자한 덕분에 신라젠은 다른 바이오 업체인 제네렉스 인수에 필요한 초기자금 300억원과 임상시험에 필요한 비용 등을 댈 수 있었다. 

 
VIK는 2014년 9월부터 신라젠 지분의 1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랐다. 여권의 핵심 정치인이 2015년 서울 강남구 VIK 사무실에서 강연을 하고,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개최된 신라젠의 기술설명회에서 축사를 했는데 당시 신라젠 최대 주주가 이철 대표였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VIK와 신라젠이 여권과 연결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철 대표는 금융 당국 인가 없이 비상장사였던 신라젠 주식 1000억원 어치를 판매한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19년 8월 글로벌 임상시험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자 신라젠 주가는 7만원대에서 7000원대로 내려간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신라젠의 주요 주주들이 부당 주식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에 재배당해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신라젠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여러 임상시험 중 하나가 실패한 것일 뿐이고, VIK는 2015년 말 주식을 청산했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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