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더오래] "추가 공사비 달라" 건설업자가 집 가압류 했는데

중앙일보 2020.03.16 14:00

[더,오래] 손유정의 알면 보이는 건설분쟁(2)  

 

집 한 채 지으면 10년을 늙는다고 한다. 건축주가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있어도, 전문지식과 경험이 없다면 소위 ‘전문가’에게 코 베이기가 쉽다. 직접 수행했던 건설, 부동산에 관한 민사·형사·행정 사건을 통해 이에 대한 대응방법을 소개한다. 〈편집자>

 
딸과 함께 전원주택에 살고 싶어 신축을 결심한 연 씨. 새집에 입주하고 며칠 후 건설회사로부터 공사 잔금 외에 추가공사비에 대한 내용증명과 가압류 통지서가 날라왔다. [사진 Pixabay]

딸과 함께 전원주택에 살고 싶어 신축을 결심한 연 씨. 새집에 입주하고 며칠 후 건설회사로부터 공사 잔금 외에 추가공사비에 대한 내용증명과 가압류 통지서가 날라왔다. [사진 Pixabay]

 
30년 동안 서울 목동 아파트에서 살아온 연민수(가명)씨는 대학교 2학년인 막내딸이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겠다고 하자 인천 송도에 사두었던 땅에 주택을 신축하기로 결심했다. 연 씨는 장미를 가꾸고 상추를 심을 수 있는 마당이 너른 전원주택에 살고 싶어 오래전에 땅을 사두었다.
 
연 씨는 지인이 소개해준 건설 회사와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착공 후 눈코 뜰 새 없이 돌아다녔다. 수차례 공사현장에 가서 공사진척상황을 살폈고, 공사계획표대로 일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공사를 독촉했다. 옆 건물 소유주가 소음, 분진에 대한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면서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구청을 수시로 들락거려야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그는 무사히 사용승인을 받고, 새집에 입주할 수 있었다.
 
건설사 현장소장은 연 씨에게 공사 잔금 5000만 원 외에도 공사비 8000만 원이 추가로 발생했다면서 1억 3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연 씨가 놀라며 항의하자 며칠 후 건설회사에서 내용증명이 날아왔다. ‘잔여공사대금 5000만 원과 추가공사비 8000만 원 등 합계 1억 3000만 원을 일주일 내 지급하지 아니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추가공사내역서가 첨부돼 있었다.
 
그러던 중 시공사가 연 씨의 토지와 주택에 2억 원의 가압류를 했다는 통지가 날아왔다. 2억 원이라는 숫자를 보고 깜짝 놀라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연 씨는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조언을 구했다.
  
부동산에 가압류등기가 되었다고 너무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가압류는 채권의 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미리 채무자의 재산을 동결시켜 채무자로부터 그 재산에 대한 처분권을 잠정적으로 빼앗는 집행보전제도입니다. 보전처분은 다툼이 있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 여부를 확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고, 보전처분의 집행도 권리가 실현되는 게 아닙니다. 또한 가압류 신청이 인용돼도 그 자체가 본안 소송에서 채무자에게 불리하게 작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가압류 채무자는 부당한 가압류결정에 대해 가압류결정의 취소 내지 변경을 구하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의 보전처분이 불법행위일 경우 채무자는 그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가압류신청에서 채권액보다 지나치게 과다한 금액을 주장해 그 청구금액대로 가압류결정이 된 경우, 본안판결에서 피보전권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범위 내에서는 가압류채권자의 고의·과실이 추정됩니다.
 
건설 사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쟁점 중 하나가 추가공사대금 청구입니다. 당사자들이 추가공사의 내용과 비용에 관해 합의를 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남기면 다툼이 생기는 일이 없습니다. [사진 Pixabay]

건설 사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쟁점 중 하나가 추가공사대금 청구입니다. 당사자들이 추가공사의 내용과 비용에 관해 합의를 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남기면 다툼이 생기는 일이 없습니다. [사진 Pixabay]

 
연 씨가 건설사에 잔여 공사대금 5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맞지만, 건설사는 이에 더해 8000만 원의 추가공사대금을 요구하더니, 급기야 1억 5000만 원을 추가 공사대금으로 해 총 2억 원의 가압류를 신청했습니다.

 
연 씨는 가압류 이의를 신청해 ‘50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관해 취소한다’는 결정을 받았습니다. 5000만 원의 가압류결정에 관해서도 ‘현금을 추가 공탁하는 조건으로 위 결정을 인가한다’는 결정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건설사가 법원에 현금을 공탁하지 못해 부동산 가압류가 모두 말소되었습니다.
 
건설 사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쟁점 중 하나가 추가공사대금 청구입니다. 시공면적이 원계약보다 늘어나거나 자재의 질이 바뀌는 경우 추가공사 비용이 발생합니다. 설계서의 내용이 공사현장의 상태와 일치하지 않거나, 누락·오류가 있어 추가비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당사자들이 추가공사 내용과 비용에 관해 합의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남기면 다툼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공사현장에서 추가 공사약정이 서면화하지 않고 구두로 이뤄집니다. 또 건설사가 건축주와 구체적인 조정 신청 내지 합의 없이 추가공사를 이행한 후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설사에서 추가공사내역서를 작성해 건축주에게 서명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공사내역, 비용산출내역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연 씨는 추가공사를 지시한 사실도 없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시공사도 추가공사에 관해 언급한 사실도 없었습니다. 더욱이 시공사가 내용증명으로 전달한 추가공사내역서대로 그 물량이 실제 공사에 투입됐는지도 알지 못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 산정이 적절한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건설회사는 연 씨를 상대로 잔여공사대금, 추가공사대금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소송에서 연 씨는 하자감정을 신청하고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를 주장해 시공사가 청구한 공사대금 5000만 원 중 상당 부분이 감액되었습니다. [사진 Pixabay]

건설회사는 연 씨를 상대로 잔여공사대금, 추가공사대금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소송에서 연 씨는 하자감정을 신청하고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를 주장해 시공사가 청구한 공사대금 5000만 원 중 상당 부분이 감액되었습니다. [사진 Pixabay]

 
가압류이의신청으로 부동산 가압류가 말소되자 건설회사는 연씨를 상대로 잔여공사대금, 추가공사대금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신축한 주택에 거주하면서 누수, 배관 막힘 등의 하자를 확인했습니다.
 
위 소송에서 연 씨는 하자감정을 신청하고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를 주장해 시공사가 청구한 공사대금 5000만 원 중 상당 부분을 감액받았습니다. 시공사는 결국 추가공사에 관한 법원감정을 신청하지 않고, 이 부분 청구를 취하했습니다.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손유정 손유정 변호사 필진

[손유정의 알면 보이는 건설분쟁] 법원과 대형 로펌에서 건설 사건을 수행한 현직 변호사. 집 한 채 지으면 10년을 늙는다고 한다. 은퇴 이후 평생을 모은 자산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상가건물 내지 주택 신축을 계획하는 건축주들이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있어도, 전문지식과 경험이 없다면 소위 ‘전문가’들에게 코 베이기가 매우 쉬운 현실이다. 직접 수행하였던 건설, 부동산에 관한 민사, 형사, 행정 사건을 소개하여 이에 대한 대응방법을 소개한다.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