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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중단이 남긴 것

중앙일보 2020.03.16 10:18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경기가 벌어지는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골프장이 텅 비어 있다. [AFP=연합뉴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경기가 벌어지는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골프장이 텅 비어 있다. [AFP=연합뉴스]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가 벌어진 12일 오전(미국 시각), 경기 관람 중 휴대전화의 진동이 느껴졌다. 2라운드부터는 대회를 관중 없이 치른다는 뉴스 속보였다. 실망한 관중들의 웅성거림이 들렸다. 그 날 저녁, PGA 투어는 아예 대회 중단을 선언했다.  

최완용 교수, 북플로리다 대학(University of North Florida) 스포츠경영 전공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대회장에서 자동차로 약 15분 정도 떨어졌다. 학교 스포츠경영 전공 학생들이 자원봉사, 현장실습 및 인턴십 등의 형태로 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생하고 노력하는지 안다.  
 
일반 대회가 아니라 PGA 투어의 플래그십 이벤트이기 때문에 규모는 꽤 크다. 대회 상금은 1500만 달러로 메이저대회보다 많다. PGA 투어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대회는 약 1억5100만 달러(약 1812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지녔다. 
 
관중은 20만 명, 대회 의류 및 기념품 판매액은 60억원이 넘었다. 연습라운드 입장권은 약 3만원, 본 경기의 티켓은 7만8천원~8만4천원이다. 연습라운드를 포함, 6일간 주차장 운영 및 경기장 내 식음료 수익 등도 대단하다. 지난해 66만 명의 방문객들이 대회 기간 동안 잭슨빌공항을 통해 여행하고 대회를 즐겼다.
 
대회 취소로 선수들도 아쉬움이 컸다. 필자는 1라운드 한국의 이경훈 선수의 경기를 봤다. 라운드를 마친 후 2라운드부터 무관중 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알리자 이경훈 선수는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 날 밤 경기 취소가 전해졌을 때 실망이 더 컸을 것이다. 이경훈은 1라운드에서 2언더파 공동 37위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대회 시작 전, 대만의 판정쭝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 때문에 기권했다. 일부 선수는 지지했고 일부는 비판했다.  
 
필자는 대회중단이 잘 된 결정이라 생각한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마케팅에서 흔히 말하는 4P (Place (장소), Promotion (홍보), Price (가격), Product(상품)가 있는데, 이 중 상품이 핵심이다. 스포츠의 상품은 선수 없이는 생산 불가능한데 선수와 가족, 스태프 등이 바이러스 감염에 노출된 상태라면 100% 경기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대회가 열리는 플로리다 동북부는 대회를 앞두고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가 된다. 올해는 을씨년스럽다. 대회장인 TPC 소그래스의 그린엔 깃발도 빠져 있어 휑하다. 이미 크레인이 관중석을 철거하고 있고 기념품 판매장에선 반품을 위해 물건을 박스에 다시 넣고 있다.  
 
지역 방송 뉴스에서 한 점주는 “마치 허리케인이 휩쓸고 가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점주는 “랍스터를 90kg 준비했는데 난감하다”고 말했다.
 
지금 골프 채널에서는 작년 대회 재방송이 나온다. 다른 스포츠도 모두 중단됐다. 주말에 스포츠를 즐기지 못하는 공허함은 스포츠팬인 필자에게 절대 가볍지 않다.  
 
대회 중단은 스포츠 경기의 경제적 가치, 무형적 가치, 스포츠 상품의 생산자로서의 선수의 가치, 그리고 그 스포츠 상품의 소비자 이상의 역할을 하는 ‘팬’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최완용 교수. [중앙포토]

최완용 교수.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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