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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메뉴판만 봐도 알 수 있다, 맛집인지 아닌지

중앙일보 2020.03.16 08:00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32) 

 
외식업계는 과당경쟁 시대다. 지역에 따라서는 이미 포화상태에 있고, 어떤 지역은 식당 도태의 시대라고 일컬어진다. 자본의 대소와 관계없이 식당은 매우 냉엄한 경영환경에 놓여 있는데, 그 혹독함은 잠시라도 길거리를 걸어보면 알 수 있다. 많은 식당이 고전하고 있다. 번화가나 역세권, 상가를 중심으로 한 A급 상권에 입지해 있으면서도 부진한 식당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여기서 잠시 외식업의 현황을 보자. 많은 식당이 난립하면서도 그 태반이 서로 별 차이도 없는 상품으로 경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A 체인 식당의 간판을 B 체인의 것으로 바꾸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체인점뿐만 아니라 차별성 있는 식당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유행의 틀 속에서 별 차이가 없는 식당이 엎치락뒤치락 저차원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품 자체의 품질(quality)뿐 아니라 상품구색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알아두어야 한다. 또한 식당경영에 대해서 식당에 대한 전통적 발상 보다는 파괴적 발상이 중요하다. [사진 pexels]

상품 자체의 품질(quality)뿐 아니라 상품구색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알아두어야 한다. 또한 식당경영에 대해서 식당에 대한 전통적 발상 보다는 파괴적 발상이 중요하다. [사진 pexels]

 
외식업은 부가가치를 파는 산업이다. 부가가치란 QSC(quality, service, concept)의 3요소다. 그러나 식당인 이상 가장 중요한 것은 식음상품이다. 상품의 질이 낮아서는 말할 거리가 안 된다. 고객이 단순히 식사가 아니라 식사를 통해 그 시간과 장소의 기분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지만, 식사의 내용(상품자체)에 매력이 없으면 즐거울 수 없다.
 
경쟁 식당과 차별화를 추구하고 성공하는 식당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음상품의 독자성, 개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 있는 상품이 있으면 고객은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온다. 평범한 상품밖에 없는 식당은 근처의 고객조차 거들떠보지 않는다. 기껏 달리 갈 식당이나 시간이 없을 때만 가는 것이 고작이다. 
 
상품에 자신이 없는 식당은 메뉴나 디스플레이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대개 디스플레이부터 개성이 없다. 내세울 만한 상품이 없으므로 무난한 선에서 생각한다. 그 결과 어느 식당이나 메뉴 구성이 비슷비슷하다. 도토리 키재기 상태가 범람하는 것은 결국 상품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 있는 상품(메뉴)이 있다면 쓸데없이 고객의 시선만 이동시키는 상품(메뉴)을 늘어놓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하나의 상품(메뉴)만으로도 장사가 된다.
 
경쟁 식당과 차별화를 추구하고 성공하는 식당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식음상품의 독자성, 개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 있는 상품이 있으면 고객은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온다. [사진 pixabay]

경쟁 식당과 차별화를 추구하고 성공하는 식당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식음상품의 독자성, 개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 있는 상품이 있으면 고객은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온다. [사진 pixabay]

 
물론 상품(메뉴) 정책은 단순하지 않다. 목표 고객층의 이용 동기를 고려해 상품 구색을 결정하므로 품목 수가 많고 적은 것만으로 식당의 독자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팔고 싶은 상품을 눈에 띄게 하기 위한 미끼 상품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가족 단위의 고객이나 그룹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는 식당도 있다. 이것은 식당 컨셉의 문제이므로 일률적으로는 말할 수 없으나 상품 자체의 품질(quality)뿐 아니라 상품 구색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 식당경영에 있어서 식당에 대한 전통적 발상보다는 파괴적 발상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퓨전식당과 같이 새로운 장르의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종래의 전통적 발상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식당들이다. 이들 식당의 컨셉이나 발상은 처음부터 전통을 무시한다. 최초에 팔고 싶은 메뉴가 있었겠지만 그것으로는 고객들을 유혹하기 어렵기 때문에 퓨전의 형태로 변화하는 것이다.
 
대박 컨셉이 나오면 바로 흉내 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박 식당은 벼락치기로는 잘 안된다. 고객이 매력을 느끼고 선호하는 것은 식당이 아니라 상품이다. 그 발상의 순서가 반대면 결과도 반대가 된다. 이러한 발상을 가진다면 다른 식당과 같은 메뉴 구성을 하는 것만으로 경쟁자와 차별화될 수 없다. 식당의 차별화된 상품은 강렬한 개성을 발휘하는 메뉴인데 이러한 상품은 파괴적 발상에서 생겨난다. 같은 메뉴명이라도 내용이 다르고 모양이 다르며 다른 식당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상품이라면 훌륭히 차별화된 상품이다.
 
발상을 전환하기 위해서 사람의 개성을 생각해 보면 좋다. 백인백색이라 해도 이목구비, 체형 모두 극단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사소한 차이에 사람의 개성이 있다. 식당의 상품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신기함만으로는 일시적인 화제는 될 수 있어도 자리를 잡는 것은 어렵다. 중요한 것은 전부터 있던 메뉴를 조금이라도 바꿔 새롭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전문 메뉴를 개발하고 원조 격의 식당이 되는 방법이다.
 
오리지널 상품 발상의 열쇠가 되는 것은 인간의 오감에 호소하는 것이다.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중 하나라도 매우 뛰어난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오리지널 상품으로서 통용된다. [사진 pixabay]

오리지널 상품 발상의 열쇠가 되는 것은 인간의 오감에 호소하는 것이다.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중 하나라도 매우 뛰어난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오리지널 상품으로서 통용된다. [사진 pixabay]

 
결국 이러한 오리지널리티란 특별히 맛만의 문제가 아니다. 맛도, 외관도 오리지널리티 표현의 한 요소에 불과하다. 오리지널 상품 발상의 열쇠가 되는 것은 인간의 오감에 호소하는 것이다. 시각(눈), 청각(귀), 미각(혀), 후각(코), 촉각(손) 중 하나라도 뛰어난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오리지널 상품으로서 통용된다. 시각, 미각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청각이나 후각, 촉각에 대한 식당의 관심은 아직 뒤떨어져 있다. 계절감의 표현도 중요한데 사계절의 변화가 음식에 반영된다면 매우 좋다. 그러한 요소를 상품에 반영하면 한층 강력한 차별화된 매력을 갖는 상품이 된다.
 
상품의 차별화란 단순하지는 않지만 결코 어려운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연구하고 공부하고 실행하는 길이다. 간판이 없어도 찾아오는 식당을 만들고 싶으면 모든 신경과 노력을 고객에게 맞춰야 한다.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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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이준혁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필진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 국내 대표적인 외식브랜드와 식당 300여개를 오픈한 외식창업 전문가다. 지난 30여년간 수 많은 식당을 컨설팅하고 폐업을 지켜봤다. 자영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창업강의 등을 통해 폐업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의 갱생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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