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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흡연한 적 있는 코로나 환자, 폐렴 악화 14배로 뛴다

중앙일보 2020.03.16 05:00
중국 우한 의료진이 지난 11일 코로나19 환자에게 CT 촬영을 진행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 의료진이 지난 11일 코로나19 환자에게 CT 촬영을 진행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흡연 경험이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렴 악화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흡연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고령자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중앙병원 후이 박사 연구팀이 지난해 12월30일~올해 1월15일 우한 병원 3곳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 78명을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중국 의학 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우한 연구진은 환자 78명을 각각 폐렴 악화(11명), 증상 호전(67명)으로 나눴다. 폐렴 악화의 주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나서 흡연 경험과 연령, 입원 당시 체온 등의 변수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따져봤다. 흡연 경험 유무, 60세 이상 또는 미만, 입원 당시 37.3도 이상 또는 미만 등을 분류한 것이다.
 
분석 결과 흡연 경험이 폐렴 악화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나왔다. 폐렴 악화 환자 11명 중 27.3%(3명)가 담배를 피운 적이 있었다. 반면 폐렴이 호전된 67명 중에선 3%(2명)만 흡연 경험자였다. 모든 변수를 감안했을 때 흡연 경험이 있는 환자는 경험이 없는 환자보다 코로나19 폐렴 악화 가능성이 14.3배 높았다. 
 
연구팀은 연령을 기준으로 따져봤다. 60세 이상 환자가 60세 미만보다 폐렴이 악화할 확률이 8.5배 높았다. 
중국 우한 의료진이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 의료진이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다른 중국 논문에선 중증 환자의 16.9%가 흡연자인 반면, 비(非) 중증 환자는 11.8%만 흡연자였다. 다만 해당 연구에선 코로나19 증상 악화와 흡연의 명확한 인과 관계를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감염병이라는 코로나19의 특성이 흡연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고 본다. 담배를 피우면 폐·심장 등에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하기 쉽고, 그에 따른 신체적 이상이 증세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보건당국에서도 기저질환(지병)을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주된 공통 요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담배가 호흡기 감염병 증상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고 본다. 중앙포토

전문가들은 담배가 호흡기 감염병 증상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고 본다. 중앙포토

2015년 국내에서 유행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비슷했다. 메르스 역시 호흡기로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2017년 공개된 남해성 충남대병원 교수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현재 흡연자이거나 과거 담배를 피운 적 있는 메르스 환자는 비흡연 환자와 비교했을 때 치명률이 2.6배 높았다.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은 "코로나19를 예방하려면 마스크 착용, 개인 위생수칙 준수뿐 아니라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위험 요인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금연이 감염병을 막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로 확인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코로나19 증상 악화와 흡연력의 관계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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