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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복되는 망언과 무능, 박능후 복지부 장관 경질해야

중앙일보 2020.03.16 00:06 종합 30면 지면보기
정부가 어제 대구 전역과 경북 경산·청도·봉화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8000명을 돌파하고 사망자도 70명을 넘었을 정도로 피해가 막대한데도 청와대와 여당은 국민 앞에 진정한 사과는커녕 “세계적 모범 사례” 운운하며 연일 자화자찬에 바쁘다. 무능함을 넘어 무책임한 행태다.
 

마스크·방호복 부족한데 의료진에 책임 전가
‘정치 장관’의 무책임 언행 국민 인내 넘어서

그 중심에는 수차례 망언으로 공분을 일으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있다. 그는 보건·위생 분야 비전문가인데도 언행이 경솔하고 섣부른 낙관론으로 방역에 혼선을 초래해 왔다. 급기야 박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에 출석해 다시 무개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방호복과 마스크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본인들이 좀 더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격려는 못할망정 의료진을 질책한 것이다.
 
의료계는 전국의사총연합회(전의총)·대한병원의사협의회·대한개원의협의회뿐 아니라 민주노총 산하 의료연대본부까지 가세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의총은 지난 13일 “공적 마스크를 손에 쥔 개원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주무 장관이) 적반하장으로 의료진을 탓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무능한 거짓말쟁이 장관의 즉각적 파면을 요구한다”고 성명을 냈다.
 
장관이 의료계에 적대감을 드러내고 비판적 전문가를 따돌리니 급기야 유튜버 등 일부 급진 세력들이 대낮에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에 몰려가 욕설·협박까지 자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실 박 장관의 실언과 막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코로나19 국내 급속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우리 국민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는 또 “대한감염학회는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를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거짓말로 드러났다.
 
박 장관 경질론은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4당 대표 회동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제기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을 종식하고 난 뒤 복기해 보자”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박 장관의 망언은 계속됐고, 국민의 인내 한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두 달간 국민은 온갖 고통과 국제적 수모를 겪으면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이 얼마나 부실한지 생생하게 목격했다. 이런 보건 담당 장관은 오히려 방역의 걸림돌이란 점이 분명해졌다. 대통령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 장관을 당장 경질해야 한다. 누가 보더라도 박 장관을 교체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한 ‘담쟁이 포럼’ 발기인 출신이라는 이유로만 감싸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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