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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첫 확진 한달 만에, 특별재난지역 선포

중앙일보 2020.03.16 00:06 종합 1면 지면보기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와 경북 청도·경산·봉화를 15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들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필요하다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건의를 재가했다. 자연재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이뤄진 건 처음이다.
 

자연재해 아닌 감염병은 첫 사례
대구, 경북 청도·경산·봉화 포함
복구비 지원, 건보·전기료 등 감면
“늦은 만큼 신속하게 도움 줘야”

앞서 정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대구와 경북 청도·경산·봉화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의 83%, 사망자의 87%가 집중되면서 심각한 인적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결정에는 대구·경북의 위기를 국가적 차원에서 조속히 극복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도 전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경북도의 요구를 고려한 듯 “지역 피해 상황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대구와 경북 청도·경산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지만, 대구시와 경북도는 보다 포괄적인 지원이 가능한 특별재난지역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별재난지역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수습으로는 피해를 복구하는 데 한계가 있어 국가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지정된다. 지정되면 중앙정부가 전체 피해 복구비의 50%를 국비로 지원한다. 방역 관리 비용이나 주민 생계·주거안정 비용, 사망자·부상자에 대한 구호자금도 국비로 지원된다. 전기요금·건강보험료·통신비·도시가스 요금 등의 감면 혜택도 부여된다.
 
지역에서는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지정이 다소 늦은 만큼 후속작업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지정은 지난달 18일 이 지역 내 첫 확진자 발표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이뤄졌다.  
 
유럽발 입국자 잇단 확진…박능후 “특별입국절차 모든 국가로 확대 추진”
 
허창덕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2017년 포항 지진 사례 등 행정절차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한 것”이라며 “늦은 만큼 행정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해 신속하게 지역사회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 증가세는 전반적으로 둔화했지만, 수도권 중심의 중소 규모 집단감염 사례는 늘고 있다.  
 
15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환자는 하루 새 76명 늘어나 누적 확진자 수는 8162명이 됐다. 하루 신규 환자 수가 100명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달 21일(74명) 이후 23일 만이다. 반면에 격리 해제 환자는 총 834명으로 하루 동안 120명 늘어나 격리해제 환자 수의 신규 환자 수 초과 상황이 사흘째 이어졌다. 사망자는 총 75명이 됐다.
 
신규 환자 76명 중에는 수도권 환자가 20명으로 대구(41명) 다음으로 많았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환자는 124명으로 늘어났다.  
 
콜센터 직원이 방문한 경기도 부천시 생명수교회의 확진자 수도 13명으로 증가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달 초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보다 확실히 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든다. 잠복기를 고려하면 향후 1~2주가 수도권 환자 급증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중대본 1차장은 이날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현상이 나타난 만큼 특정한 나라가 아니라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에 대한 특별입국절차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전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이탈리아·중국·일본 등 9개국에서 출발해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자에 대해 개별 발열검사와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 의무 다운로드 등 내용의 특별입국절차를 적용 중이다. 
 
이날 유럽발 특별 입국자 368명 중 47명이 발열 등 증상을 보여 진단 검사를 받았다. 유럽 여행을 다녀왔거나 유럽인과 접촉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도 6명 이상으로 늘었다. 광주광역시 동구에 사는 A씨(44·여)는 이달 2~12일 남편과 함께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여행을 다녀온 뒤 1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 남편은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자가 격리됐고, 재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6개월간 공부하다 지난 13일 귀국한 20대 남성이 15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부산과 경기도 수원시에서도 유럽 여행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케이스가 발생했다. 서울 마포구의 20대 남성은 지난 9일 입국한 프랑스인 확진자 친구에게 감염됐다.
 
윤성민·정종훈 기자, 대구=백경서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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