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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집단감염 비상인데, 상당수 중소교회 예배 강행

중앙일보 2020.03.16 00:06 종합 10면 지면보기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작은 교회. 상가건물 3층의 A교회 출입문 밖으로 찬송이 들렸다. 문 앞에 ‘신천지(이단) 추수꾼의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별도의 신분 확인은 없었다. 교회 안에선 10여명의 신도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예배 중이었다. 설교하는 목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창문이 모두 닫혀 환기가 되지 않았다. ‘2m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는 신도도 있었다. 이 지역의 소규모 개척교회 10곳 중 이날 현장예배를 중단한 곳은 3곳뿐이었다.
 

“시설 미비로 온라인예배 힘들어”
종교시설 확진 7곳서 104명 달해

종교시설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교회·성당 등 종교시설 관련 소규모 집단발병은 부산 온천교회(34명) 등을 필두로 모두 7곳, 확진자만 104명에 달한다. 코로나19에 걸린 서울 구로구 보험회사 콜센터 직원이 다녀간 경기도 부천 생명수교회에서는 확진자가 전날 6명 추가되면서 14명으로 늘었다.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내 종교행사 자제를 권고하고 있으나 예배를 강행한 교회들이 적지 않았다.
 
일부 대형교회도 예배를 강행했다. 출석 교인만 1만5000명에 달하는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는 지난 1,8일에 이어 15일에도 미리 나눠준 바코드 카드를 소지한 교인에 한해 본당으로 입장시켰다. 교회 측은 “자발적으로 오는 성도들을 막을 수 없다”며 “발열여부 체크, 손 소독, 신원 확인을 거쳐 입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주간 주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는 15일 온라인 생중계와 함께 교회당 예배를 재개했다. 교회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주차된 차들로 가득 찼을 텐데 지금은 휑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의 한 대형교회 관계자는 “예배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하니 봉헌(헌금을 내는 것)이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이전보다 크게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목사(43)는 “작은 교회들은 시설 미비로 온라인 예배를 볼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주변에 ‘투잡’을 뛰는 목사가 있을 정도”라고 속사정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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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불안감은 크다. 연세중앙교회에서 예배가 열리는 사이 주민 10여 명은 항의 차원에서 직접 소독약을 뿌리며 교회 주변을 맴돌았다. 반면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날 80여명의 목회자와 20여명의 찬양대원 등이 제한적으로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 예배를 진행했다. 천주교계는 서울과 강원을 비롯한 전국 16개 교구의 모든 미사를 중단했는데 교구별로 추가 연장조치에 들어갔다.
 
이가영·이우림 기자,  
성남·수원=채혜선·최모란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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