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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ed ‘1%P 빅컷’ 극단처방설…여력없는 한은 0.25%P?

중앙일보 2020.03.16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파월(左), 이주열(右). [뉴시스]

파월(左), 이주열(右). [뉴시스]

결국 10여 년 만에 다시 중앙은행이 구원투수를 맡게 됐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모두 소용돌이치자, 불펜 대기 중이던 한국은행이 떠밀리듯 등판을 준비 중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땐 ‘특급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했던 한은이다. 다만 그 힘이 예전만 못하다는 걱정도 나온다.
 

긴급 금통위, 주중 금리인하 유력
기준금리 1.25% 이미 역대 최저
“0.25%P 인하 그칠 것” 한계론

이번 주는 각국 중앙은행이 줄지어 코로나19에 대응해 돈 풀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17~18일(이하 현지시간)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있다. 19일엔 일본은행, 20일엔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 금융시장은 FOMC를 주목한다. 지난 3일 긴급성명을 통해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Fed의 다음 행보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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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3월 초만 해도 대부분 투자은행(IB)이 0.5%포인트의 점진적 금리 인하를 점쳤지만, 최근 들어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 등이 1.0%포인트 ‘빅컷’ 전망을 잇달아 내놨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아서다. 만약 Fed가 1.0%포인트 인하에 나서면 기준금리는 0.00~0.25%로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다시 미국이 2008~2015년의 제로금리 시대로 돌아가는 셈이다.
 
금리 인하와 함께 Fed가 고강도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시장의 목소리도 커졌다. 금융위기 당시 미국 주택가격이 폭락하자 Fed는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해 시장을 안정시킨 바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이 극단으로 치달은 만큼, FOMC에서 회사채와 같은 새로운 자산까지 매입해주는 극단적 처방을 내놔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할 시점도 이번 주가 유력하다. 13일 한은은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을 협의 중”이란 입장을 내며 임시 금통위가 임박했음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7일 국회에서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통과될 예정인 만큼, 정책 공조를 위해 임시 금통위 시기를 맞출 것으로 내다본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조정한 건 2001년 9월(0.5%포인트 인하)과 2008년 10월(0.85%포인트 인하), 두 번뿐이다. 다만 12년 전과 크게 다른 게 있다면 기준금리 수준이다. 금융위기 초입에 한은 기준금리는 5.25%였다. 이후 한은은 2008년 10월~2009년 2월 총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00%로 가파르게 끌어내리며 돈 풀기에 적극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1.25%로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번 주 임시 금통위가 열려도 금리 인하폭은 0.25%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이유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 금리를 한 번만 낮추면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다보니 임시 금통위에선 0.25%포인트 인하에 그칠 것”이라며 “금리 인하 여력을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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