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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번다" 코로나도 못막는 청약 열기···최고 785대 1 경쟁

중앙일보 2020.03.15 15:35
코로나 19 감염 위험에도 청약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중림동에 들어서는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견본주택에서 마스크를 낀 채 상담하고 있는 방문객 모습. [사진 쌍용건설]

코로나 19 감염 위험에도 청약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중림동에 들어서는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견본주택에서 마스크를 낀 채 상담하고 있는 방문객 모습. [사진 쌍용건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로또’ 아파트 청약 열기를 꺾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 영향에 견본주택 문도 못 열고 있지만, 신규 분양 아파트는 잇달아 1순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분양가 규제로 주변 낡은 아파트보다 저렴
수억원 시세 차익 노리고 청약 수요 몰려
올해 공급 적고 규제 강화돼 열기 지속 전망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하면서 새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의 낡은 아파트보다 저렴해진 영향이다. 이 때문에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을 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 
 
최근 규제가 강화된 경기도 수원시는 우려와 달리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후 첫 분양단지였던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의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은 지난 10일 평균 16대 1, 최고 3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을 마쳤다. 
 
수원시는 지난해 12‧16대책의 풍선효과로 최근 집값이 급등한 ‘수‧용‧성’(경기도 수원‧용인‧성남시)의 한 곳으로 거론되며 지난달 20일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조정대상지역이 되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60%에서 50%로 줄었고 분양권 전매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점으로 바뀌었다. 청약 자격도 제한이 없다가 무주택자(처분 약정을 한 1주택자)로 한정됐다. 
 
GS건설이 지난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도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에 분양한 과천제이드자이는 132가구 모집에 2만5560명이 몰리며 평균 193대 1, 최고 7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쏟아진 대구 지역도 청약 열기는 뜨겁다. 4일 1순위 청약 신청을 받은 대구 중구 남산동 청라힐스자이는 394가구 모집에 5만5710명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평균 141대 1, 최고 433대 1을 기록했다. 
 
부산 북구 덕천동에 들어서는 포레나 부산덕천도 11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88대1, 최고 2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재호 한화건설 분양소장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최고의 홍보수단인 견본주택을 열지 못해 공급자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지만 입지‧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확산 위험에 견본주택을 열지 못한 건설사들이 온라인으로 평면 등을 살필 수 있는 사이버 견본주택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GS건설]

코로나 19 확산 위험에 견본주택을 열지 못한 건설사들이 온라인으로 평면 등을 살필 수 있는 사이버 견본주택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GS건설]

 
견본주택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 아파트에 청약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다. 정부는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기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을 동원해 새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는데 몰두하고 있다. 현재 주변 시세의 100~105%를 넘으면 사실상 분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을 해주지 않아서다.  

 
논란의 요소는 보증공사의 분양가 선정 기준이다. 현재 인근 지역에서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가와 같거나 105%를 넘으면 안 된다. 예컨대 같은 동네라면 지하철역이 바로 앞에 있는 단지나 걸어서 15분이 걸리는 단지나 분양가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집 안에서 강을 볼 수 있는 아파트나 그렇지 않은 아파트도 같은 시기에 분양한다면 가격 차이가 없게 된다. 해당 분양 아파트의 입지나 규모, 브랜드 같은 개별 요소를 반영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일부 공공택지에선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인 ‘반값’ 아파트까지 등장해 청약 몰이를 하고 있다. 과천제이드자이 59㎡형(이하 전용면적) 분양가는 5억5000만원이지만, 2008년 입주한 인근 아파트 59㎡형은 12억원에 거래된다. 
 
지난달 28일 1순위에서 평균 1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경기도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A3-10블록) 분양가도 3.3㎡당 평균 2000만원이다. 84㎡형 분양가는 6억2900만원으로, 인근 입주 4년 차 아파트 84㎡형이 11억원 선에 거래된다. 경기도 판교신도시 로뎀공인 임좌배 공인중개사는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같은 라인이라도 층에 따라서 많게는 수억 원이 차이가 나기도 하는데 아파트 가치를 단편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확산 위험에 견본주택을 열지 못한 건설사들이 사이버 견본주택을 통해 입체영상(3D)으로 만든 평면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대우건설]

코로나 19 확산 위험에 견본주택을 열지 못한 건설사들이 사이버 견본주택을 통해 입체영상(3D)으로 만든 평면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대우건설]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선 오랜 기간 집을 보유하고 있던 조합원 분양가보다 일반 분양가가 낮아지는 상황까지 생겼다. 지난 13일 보증공사에 분양보증을 신청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의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2751만원으로, 조합은 일반 분양가 3.3㎡당 3550만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조합 등에 따르면 보증공사는 3.3㎡당 2970만원을 제시했다. 이 제안대로라면 일반 분양으로 얻을 수 있는 수입이 줄어들어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 이상 올라간다. 둔촌주공 한 조합원은 “새집에 들어갈 기대로 10년을 기다리며 금융비용을 물며 기다리고 있는데 일반분양보다 더 비싸다니 힘들게 재건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분양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올해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민간 기준)는 32만5000여 가구로, 지난해보다 15% 적다. 이 중 절반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인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다음 달 28일 종료된다. 새 아파트 공급물량은 줄어드는데 분양가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더 높아지고 규제로 인해 분양가는 더 내려가면 당분간 청약 열풍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a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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