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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 두달전 취소해도 위약금 50%···'코로나 약관' 손본다

중앙일보 2020.03.15 11:45
공정거래위원회가 돌잔치, 회식 등에서 소비자에게 크게 불리한 약관을 바로잡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취소 위약금 분쟁이 속출하는 가운데 일부 업체의 과도한 위약금 요구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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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공정위에 따르면 소비자정책국 약관심사과는 지난 11일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돌잔치나 회식 취소 위약금 분쟁의 원활한 해결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공정위는 "돌잔치 등 연회 관련 업체의 약관상 위약금 규정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업계가 자율시정하지 않으면 약관법에 따라 문제의 약관들을 심사하고 수정·삭제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외식업중앙회는 "과도한 위약금 지적에 공감하고, 지회와 지부에 공정위의 입장을 알려 개선을 권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연회 관련 업체의 무리한 위약금 요구 및 계약금 환불 불가 규정이 약관법을 어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다수 연회 관련 업체는 행사일까지 남은 기간과 관계없이 계약 후 7일이 지난 뒤 계약을 해지하면 계약금 환불을 거부하고 있다. 위약금도 ▶행사 90일 전 해약 시 총 이용금액의 10% ▶30일 전 해약 시 30% ▶15일 전 해약 시 50% ▶7일 전 해약 시 100%를 물리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의 고시인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연회시설 운영업)은 예정일로부터 1개월 이전 계약을 해지한 경우 계약금을 환불해주고 7일 이전 해약하면 계약금만 위약금으로, 7일 이후 해약할 경우 계약금 및 총 이용금액의 10%만을 위약금으로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공정위 산하 '1372 소비자상담센터'나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코로나19 위약금 관련 상담 및 분쟁조정 사례를 보면, 약관법 위반 소지가 다분한 사례들이 많다.
 

경남 창원에 사는 A씨는 지난해 11월 말 자녀 돌잔치(올해 4월 말) 서비스를 창원시 소재 사업자와 계약했다가 대구에 사는 시댁 식구가 참석할 경우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2월 말 취소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자 사업자는 취소 사유를 인정하지 않고 행사 총액의 50%를 위약금으로 요구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1개월 이전 계약을 해지하면 계약금까지 환불해주도록 권고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런 업체의 약관 조항을 심사해 약관법 위반 여부를 살펴본다. 위반으로 최종 판단되면 약관 조항은 무효가 되고 공정위는 수정 또는 삭제를 지시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약금 분쟁이 늘어난 데 대해 16일부터 '소비자 피해 집중 대응반'을 구성한다.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공정위는 과도한 위약금 약관 수정 추진, 소비자원은 신속한 분쟁 조정으로 역할을 분담해 위약금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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