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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마비인데…中 기업은 ‘코로나 특수’ 노린다

중앙일보 2020.03.15 05:00

전 세계가 마비 상태다.

11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전광판에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게시물이 나오고 있다. [신화망 캡처]

11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전광판에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게시물이 나오고 있다. [신화망 캡처]

코로나19 공포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2일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했지만, 바이러스의 창궐이 손 쓸 수 없는 지경이 된 건 이미 오래됐다. 이젠 코로나19 발생국보다 발생하지 않은 나라를 찾는 것이 더 빠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주가 현황판을 보고 있다.[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주가 현황판을 보고 있다.[AP=연합뉴스]

경제적 충격이 걱정이다. 주요 국가 증시는 연일 폭락세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식시장 모두 패닉(대혼란) 상태다. 코로나 발 경제 위기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험해보지 못한 규모가 될 기세다.
 
반면 코로나19의 ‘발원지’ 중국은 여유를 보인다. 1~2달 전보다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3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한 업체가 업무에 복귀하는 직원들의 체온을 검사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13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한 업체가 업무에 복귀하는 직원들의 체온을 검사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경제에선 '코로나19 특수'를 노리는 조짐도 보인다. 코로나19를 먼저 경험해 어떤 물품이 가장 필요한지를 잘 알고 있는 중국이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공산품을 대량생산해온 ‘세계의 공장’ 이기도 하다. 두 가지 이점을 활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
 

가장 큰 예가 마스크다.

지난달 28일 중국 허페이성 한단시의 한 마스크 공장에서 직원들이 마스크 생산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중국 허페이성 한단시의 한 마스크 공장에서 직원들이 마스크 생산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얼마 전까지 해외에서 마스크 사재기까지 하던 중국은 최근엔 짐짓 여유를 보인다. 중국 정부는 최근  마스크 수출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발표도 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중국 정부는 마스크 및 생산 원료 수출과 관련한 어떠한 무역 규제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며 “기업은 시장 원칙에 따라 해당 무역을 전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싱첸 중국 상무부 무역국장도 지난 5일 "중국이 오랫동안 마스크 순 수출국 역할을 하면서 국내 생산 마스크의 70% 이상을 외국에 수출했다"며 "우리는 관련국들이 맞닥뜨린 코로나19의 압력과 어려움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마스크 생산을 중국이 책임지겠다는 태도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실제로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넘은 이탈리아는 최근 중국과 계약을 맺었다. 중국은 이탈리아에 200만 개의 마스크를 수출하기로 했다.  
 

실제 ‘코로나 특수’를 누릴 중국 기업은 어디일까

13일 중국 구이저우성 진핑구이저우성 진핑현의 한 셔틀콜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셔틀콕 깃을 정리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13일 중국 구이저우성 진핑구이저우성 진핑현의 한 셔틀콜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셔틀콕 깃을 정리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코로나19로 대규모 수출 기회를 잡은 중국 기업은 마스크 업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체온계, 코로나 진단키트, 원격 모니터 업체들도 웃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중국 언론 관찰자망(觀察者網) 보도다. 각 업체가 중국 선전증권거래소를 통해 밝힌 입장을 전했다.
 
우선 마스크다. 마스크 수요가 폭등하다 보니 마스크와 전혀 상관없던 기업들까지 수출 전선에 나서 이득을 보려 하고 있다.

오가와(奥佳华)

[오가와 홈페이지 캡처]

[오가와 홈페이지 캡처]

이곳은 원래 안마의자 등 마사지 관련 기기를 만드는 곳이다. 그런데 10일 돌연 마스크 생산라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오가와 측은 이날 “우리는 KN95 등급 등 다양한 종류의 마스크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고, 향후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해외시장의 전염병 확산에 맞춰 제품 생산 및 수출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싼푸후와이(三夫户外)

[싼푸후와이 홈페이지 캡처]

[싼푸후와이 홈페이지 캡처]

등산복 등 아웃도어 의류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곳도 마스크 생산에 뛰어들었다. 업체는 “일회용 마스크 1일 생산량이 약 15만 개, KN95 등급의 마스크 생산량은 1일당 10만개”라며 “점차 생산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크 외에도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물품들은 많다.

지우안의료(九安医疗)

[지우안의료 홈페이지 캡처]

[지우안의료 홈페이지 캡처]

체온계 생산 업체다. 지우안 의료는 11일 “많은 국가가 (체온계) 수입 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중국 내 공중보건 상황이 안정돼 원료와 인력 확보를 마쳐 4월부터 수출에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이 업체의 1일 체온계 생산량은 1만 5000개 정도다. 지우안 의료는 중국의 최대 웨어러블 의료기기 회사다. 체온계뿐 아니라 휴대용 혈압·혈당 측정기, 체중계, 분무기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바오라이터(宝莱特)

[바오라이터 홈페이지 캡처]

[바오라이터 홈페이지 캡처]

디지털 심전도기 등 건강 상황을 측정하는 의료기기를 만드는 곳이다. 바오라이터는 이날 “최근 이탈리아로부터 1000개 이상의 고해상도 모니터 구매 주문을 받았다”며 “이탈리아를 비롯한 많은 해외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생산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뤼의료(迈瑞医疗)

[마이뤼의료 홈페이지 캡처]

[마이뤼의료 홈페이지 캡처]

11일 마이뤼의료는 “이탈리아 정부가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최근 1만 개의 회사 제품을 구입했다”며 “주로 의료 모니터를 샀다”고 밝혔다.

커화셩우(科华生物)

[커화셩우 홈페이지 캡처]

[커화셩우 홈페이지 캡처]

의료 검사기기 판매 업체다. 이곳은 11일 투자자들에게 “자체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증폭(PCR)검사 키트를 필요한 다양한 곳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 관련 상품에 대해 품질 보증이 이뤄져 (수출이 활성화된다면)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코로나19 특수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

지난 6일 미국 애틀랜타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AP=연합뉴스]

지난 6일 미국 애틀랜타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AP=연합뉴스]

미국마저 중국에 구원 요청을 하고 있다. 무역 전쟁으로 중국과 으르렁대던 그 나라가 말이다. 그동안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 제품 수입에 제동을 걸어왔다. 하지만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13일 미 무역대표부(USTR)이 마스크 등 중국산 의료용품에 대한 관세를 확정했다.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의료 물품 확보에 나서기 위해서다. 어쩔 수 없이 중국에 손을 내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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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는 “이번 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힘써왔던 미국 제조업계 살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증명됐다”며 “2년간 그가 중국과 벌인 무역 전쟁에도 세계 제조 공정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부분이 여전히 커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평가다.

중국이 이탈리아 등과 맺은 수출 계약은 중국이 코로나19 와중에 세계적인 공공재 공급국으로 부상하는 걸 의미한다."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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