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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코로나19로 한국 기업 23% 신용등급 하락 우려"…피해 집중 업종은

중앙일보 2020.03.12 18:40
S&P 사옥. 셔터스톡

S&P 사옥. 셔터스톡

 
국제적인 신용평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적잖은 한국 기업들이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S&P글로벌 신용평가(S&P Global Ratings)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상반기에 실적 저하를 보이는 한국 기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용등급 유지 여력이 약한 기업들은 등급하향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S&P가 등급을 부여하는 한국 기업 중 23%가 현재 부정적 등급전망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이들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여행·항공 피해 가장 클 것…전자도 공급차질 위기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돼 일부라인이 휴업에 들어간 지난달 4일 울산 현대차 공장.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돼 일부라인이 휴업에 들어간 지난달 4일 울산 현대차 공장.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은 여행·레저·항공이다. S&P는 지난해 7월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자동차 산업은 공급망 차질과 생산 중단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자동차 부품을 중국에서 제때 공급받지 못해 일부 라인을 정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수요 측면의 영향은 실적과 신용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는 게 S&P글로벌의 분석이다.
 
전자업종은 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것으로 보고됐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자료는 "삼성전자는 구미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며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베트남에 위치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해외공장도 영향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현대제철·이마트는 이미 부정적 등급전망 조정

지난달 24일 대구 이마트 경산점. 마스크를 사기 위한 시민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4일 대구 이마트 경산점. 마스크를 사기 위한 시민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공급보다 큰 문제는 수요에 있다. 코로나 19의 글로벌 확산은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생산 차질보다는 주요 제품 및 서비스의 수요 감소가 실적 및 신용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정유·화학·철강·유통·자동차·항공·전자산업이 수요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P글로벌은 지난달 현대제철과 이마트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현대제출은 영업실적 부진과 재무지표 약화가 이유다. 이마트는 지난 몇 년 동안 수익성 저하 등으로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놓였는데다 코로나 19로 인해 오프라인 채널 의존도가 높아지며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원화 약세로 수혜도…대부분은 큰 문제 없을 것”

현대·기아차에 대해서는 "현재 등급(BBB+)을 유지할 여력이 크지 않지만,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주요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막대한 현금보유고와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사태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LG전자에 대해서는 "실적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들 수출기업들은 "원화 약세로 인해 다수의 실적 수혜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등급을 부여받는 기업 중 23%가 신용등급 하락 압력에 놓였다는 것이지만, 이는 곧 나머지 77%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S&P글로벌은 "국내 자본시장 내 유동성이 풍부하고, 많은 기업들이 은행과 안정적 관계를 맺고 있음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기업들이 차환용 자금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 19는 올해 6월 전에는 정점을 지날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한편 S&P는 지난 3일 한국의 GDP성장률이 올해 1.1%로 하락한 후 내년에 3.2%로 반등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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