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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어렵다"는데···연일 '개성공단 마스크' 띄우는 與 속내

중앙일보 2020.03.12 16:56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왼쪽)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마스크 대량생산을 위한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왼쪽)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마스크 대량생산을 위한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마스크 대란의 해결책으로 연일 ‘개성공단 재가동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감염병 대응에 여야가 따로 없다”며 마스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재가동하자고 촉구했다. “개성공단에 마스크 제조사를 포함해 70여개의 봉제공장이 있어 여기서 3만여명의 숙련노동자가 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한다면, 마스크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작년 11월 여야 의원 157명이 발의한 ‘한반도 평화경제 구축을 위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말했다. 우 의원은 작년 11월 해당 결의안 발의를 주도한 당사자다.
 
지난 2월 11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개성공단 전면 중단 4년, 이제는 열자' 촉구대회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왼쪽 네 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개성공단재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1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개성공단 전면 중단 4년, 이제는 열자' 촉구대회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왼쪽 네 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개성공단재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에도 민주당 설훈ㆍ박광온 최고위원이 “남북이 협력해 개성공단 가동으로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다면 마스크 품귀 해소에 도움이 된다”며 공단 재가동을 촉구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도 최근 연이은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2중 면 마스크를 제작하게 되면 개성공단 73개사 의류봉제 업체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아이디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공단은 현실적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북한이 국경을 완전히 차단하고 방역에 집중하는 사정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현실적 난관으로 꼽는 건 ▶시설점검에 소요되는 기간 ▶필터ㆍ부직포 등 원자재 개성 반입 문제 ▶남북 방역상황에서 남북 인원이 실내에서 밀접접촉을 해야 하는 상황의 부담 등이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가 완화돼야 하는데 미국이 찬성할 기미는 전혀 없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가운데)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 4년째인 지난 2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개성공단 재개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가운데)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 4년째인 지난 2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개성공단 재개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도 “당장 내일 들어가 조업을 재개할 형편이 안 되고 사전에 남북이 합의를 해야 하며 UN 대북제재 위반 논란에서 벗어나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실적 어려움에도 여권이 개성공단 재가동 주장을 계속 펴는 건 4ㆍ15 총선 이후 빠른 시일내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틔우기 위한 사전 포석이 담겨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계기가 된 것은 지난 4일 북한이 보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라고 한다. 남한 정부와 국민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위로하는 내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적절한 시기에 북한에 실질적인 보건의료지원과 협력을 제공할 수 있다면 남북 대화와 협력도 자연스럽게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남북정상회담·친서 교환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남북정상회담·친서 교환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여권에서도 “총선 이후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남북이 인도주의적 교류를 해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읽힌다. 민주당 한 외교안보통 의원은 “북한은 올해 농사도 제대로 짓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형편이 극히 안 좋다고 한다”며 “총선이 지나고 두달 내로는 이를테면 남쪽이 바이러스 완치를 위한 의약품ㆍ구호물품을 보내고 북쪽은 특산품으로 많이 나오는 한약재 등을 보내오는 형태로 시작해 남북교류가 재가동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의 북한 관광 추진은 명백한 대북 제재 이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1]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의 북한 관광 추진은 명백한 대북 제재 이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1]

 
보수 야당은 개성공단 재가동론은 선거용 애드벌룬에 불과하다고 본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통화에서 “개성공단 문제는 대북제재 면제 검토 대상인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정부는 안 된다고 하고 여당은 한다고 하는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는데 여당이 정치와 선거 때문에 이를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북한이 친서를 보내온 지 닷새 만인 지난 9일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악수를 내민 손으로 뺨을 때린’ 격인데도 남북 교류를 거론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이창수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마스크 대란의 가장 큰 문제이자 원인은 아마추어 정부의 위기대응능력에 있었다”며 “판데믹(대유행)까지 와버린 위기상황 앞에서 또다시 북한을 타개책으로 선택한 것인가. 마스크 대란에 북한몽은 언감생심”이라고 논평했다.
 
김형구ㆍ박해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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