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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투상보, 4‧19 계엄선포문도 문화재 등록 추진된다

중앙일보 2020.03.12 16:25
 
미 제1군단장 밀번 소장에게 작전 상황을 보고중인 백선엽 사단장. 중앙포토

미 제1군단장 밀번 소장에게 작전 상황을 보고중인 백선엽 사단장. 중앙포토

영화 ‘고지전’(2011)이나 ‘포화 속으로’(2010)에는 6‧25 전쟁 동안 한 뼘의 땅이라도 더 뺏기 위해 물러설 곳 없는 마지막 순간까지 분전한 전투병들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다. 영화는 상상력으로 그려냈지만 실제 전투부대에선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도 실시간 전투경과와 주요 작전지시 등을 기록‧정리해 남겼다. 육군기록정보관리단이 소장하고 있는 작전지시, 작전요도, 전투경과, 작전일지 등은 7521건에 이른다.  

한국전쟁 70주년, 4?19 60주년 맞아
잊혀진 기록 발굴, 목록화 나서기로
철원 노동당사 등 전쟁유산 보수도
문화재청, 올 업무 15개 과제 밝혀

 
일종의 20세기 ‘난중일기’라 할 6‧25 전투상보 등 전쟁유산이 문화재로 등록 추진된다. 문화재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올해 주요 업무계획에 한국전쟁 70주년과 4·19 혁명 60주년을 맞아 관련 문화재를 조사해 목록화‧재정비하는 사업이 중점 포함되면서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 1월까지 지자체 및 관련기관 추천을 받아 6·25전쟁 당시 사건·참전용사 유품 등과 4·19혁명 관련 문화유산의 발굴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6·25 포로수용소 잔재, 전투상보 등 39건과 4·19 부상자 명단, 계엄선포문 등 179건을 발굴했다. 앞으로도 대국민 공모 및 자체 조사를 통해 추가적으로 관련 문화재를 목록화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등록조사 등 과정을 거쳐 등록문화재로 추진한다.  
 
전쟁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역사문화공간 조성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국가등록문화재로 올라 있는 제주 구 육군제1훈련소 지휘소, 철원 노동당사, 화천 인민군사령부막사, 고성 합축교 등이다. 이 가운데 골조와 외벽만 남아 있는 철원 노동당사는 1994년 당대 최고 인기가수 서태지가 ‘발해를 꿈꾸며’의 뮤직비디오 배경으로 사용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각 시설 및 유산의 보존 상태와 접근성에 따라 안전 데크 설치, 키오스크·안내판 등 제작, 보호각 설치 등 7건 16억원을 책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철원에 뼈대만 남아 있는 노동당사. 북한 측이 지은 건물로는 유일하게 현존해 있다. 중앙포토

강원도 철원에 뼈대만 남아 있는 노동당사. 북한 측이 지은 건물로는 유일하게 현존해 있다. 중앙포토

문화재청은 또 한국전쟁에 참여한 군인의 헌신, 동족상잔 비극, 이산가족 아픔, 4·19 혁명 민주 이념을 재조명하는 특별전과 학술 행사를 개최하고, 인문 강좌도 진행한다. 한국전쟁 흔적인 비무장지대(DMZ) 세계유산 등재 작업을 이어가고, 용산 미군기지 문화재 조사와 등록 방안도 마련한다.
 
이번에 발표된 4대 전략 목표와 15개 과제에는 향후 5년간 훼손하거나 사라질 우려가 있는 비지정문화재를 포함한 역사문화자원을 전수 조사하는 사업도 포함됐다. 올해는 특히 대구, 경북, 강원도가 대상 지역이다. 또 비지정문화재 관리체계 법제화를 추진하고, 시도등록문화재 제도 시행과 일제 적산가옥 가치 재평가·명칭 변경도 모색한다.
 
이밖에 문화재 가상체험(수원 화성 축조과정 등) 콘텐츠와 유‧무형유산 통합콘텐츠 등을 개발‧보급하고, 2022년까지 한양도성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 복원할 계획이다. 또 궁궐을 한류 콘텐트 제작장소로 활용하는 등 궁능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유산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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