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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동제한 푼다더니...30분 만에 번복한 中 첸장시

중앙일보 2020.03.12 14:07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했다고 판단해 모든 인구 이동과 교통 제한을 해지한다고 나섰던 중국의 한 지방 정부가 30분 만에 다시 규제를 계속하겠다고 번복했다.
 

"공무원들도 커리어 망칠까봐 보수적인 결정"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심각했던 우한에서 150㎞ 떨어진 곳에 있는 첸장(潛江)시 정부는 11일 오전 10시를 기해 인구 이동과 교통에 대한 모든 제한이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첸장시 정부는 11일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 26호 공고문을 통해 “11일 10시부터 도시 내 고속도로 등 도로 교통을 전면 재개한다”는 등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약 2시간 후 당국은 27호 공고문을 통해 “26호 공고문의 내용을 철회하고 엄격한 교통통제와 인원 이동 관리를 지속 실행한다”고 전했다. 
 
30분 만에 기존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첸장은 후베이성의 어느 도시보다도 코로나 확진 건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이 정지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SCMP는 보도했다.  
 
11일 후베이성에서 코로나 19에 대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11일 후베이성에서 코로나 19에 대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첸장시가 결정을 뒤집은 배경에는 지역별 코로나 위험등급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첸장시는 후베이성 내에서도 가장 확진자가 적지만 우한과의 지리적 접근성 때문에 현재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다. 
 
중국은 코로나 위험도에 따라 지역을 고위험-중간위험-저위험으로 분류하고 있다. 12일 기준 우한시 누적 확진자는 49978명, 누적 사망자는 2423명이다. 첸장시의 누적 확진자는 198명, 누적 사망자는 9명이다. 
 
첸장시는 일부 중국 현지 미디어로부터 코로나에 잘 대처한 도시로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이런 평가가 이동 재개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0일 우한의 한 병원에서 모든 환자들을 내보낸 뒤 의료진들이 기념식을 열고 있다. [EPA=연합뉴스]

10일 우한의 한 병원에서 모든 환자들을 내보낸 뒤 의료진들이 기념식을 열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 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이전 상태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첸장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예전 상태로 원활하게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SCMP는 덧붙였다. 
  
정치평론가인 원커젠은 "지방정부 당국자들도 코로나 19가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지만 한 번의 실수로 (자신의) 커리어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보수적인 선택지를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첸장시의 한 공무원은 SCMP에 "정책이 너무 빨리 바뀌다 보니 정부의 신뢰도에 손상을 입었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실직한 이들이 지방 정부에 일자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일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겠는가"라고 털어놨다.    

 
한편 중국에서는 일부 업종에 있는 기업이 영업 재개가 먼저 허용됐다. 우한의 경우는 질병 통제를 지원하거나 필수품을 공급하는 공익사업자, 농업회사 등만이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 전염병의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방문해 의료진과 환자를 격려했다고 중국의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우한의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방문해 환자 및 의료진을 화상을 통해 격려하는 모습.[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 전염병의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방문해 의료진과 환자를 격려했다고 중국의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우한의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방문해 환자 및 의료진을 화상을 통해 격려하는 모습.[신화=연합뉴스]

 
농업회사가 업무를 재개하는 이유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코로나 19과의 싸움을 지원하기 위해 안정적인 식량 생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봄철 농사에 관한 지침을 통해 "위험과 도전을 마주할수록 농업을 안정시키고 식량의 안정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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