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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청정 가전만 팔린다…스타일러·공기청정기·정수기 판매 급증

중앙일보 2020.03.12 13:37
LG전자는 12일 "트롬 스타일러가 지난달 사상 최고 판매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

LG전자는 12일 "트롬 스타일러가 지난달 사상 최고 판매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가전 시장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 발길이 뚝 끊기면서 가전업계는 울상이다. 하지만 살균을 내세운 의류관리기와 공기청정기 같은 청정제품은 되레 판매량이 확 늘었다.   
 

의류관리 판매 사상 최대…건조기·공기청정기도 관심 증가   

LG전자는 12일 "의류관리기인 '트롬 스타일러'의 지난달 판매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한번에 최대 6벌까지 관리할 수 있는 대용량 모델 스타일러의 판매가 50% 급증하며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의류관리기 시장의 성장과 대용량 수요 증가, 코로나바이러스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의류관리기인 에어드레서 역시 올 2월 판매량이 전 달 대비 80% 증가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1월 29일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진행된 '삼성 그랑데 AI' 미디어데이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1월 29일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진행된 '삼성 그랑데 AI' 미디어데이에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살균 기능을 앞세운 건조기도 인기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내놓은 ‘그랑데 AI’ 건조기는 출시 한 달 만에 1만 대가 팔렸다. 전작보다 2배가량 빠른 속도다.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 역시 예약 판매 주문이 예상을 웃돌고 있다. 렌탈 시장 중심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역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렌탈업계에 따르면 올해 1, 2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30%가 증가했다. 쿠쿠전자의 자가관리형 정수기는 렌탈 건수가 지난해보다 25% 늘었다.  
 

코로나 예방 검증은 안 돼,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가전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청정가전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놓고 홍보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에어살균(삼성), 스팀살균(LG) 등을 내세워 진드기나 대장균, 심지어 코로나19와 비슷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까지 예방한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검증된 바 없기 때문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과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 증가가 해당 제품 구매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에어컨ㆍTV 등 백색가전 ‘봄철 특수’ 사라져 

보통 2~3월은 가전업계가 신제품을 선보이는 데다 신혼부부의 혼수와 신입생의 수요까지 더해진 ‘봄철 특수’가 있는 시즌이다. 하지만 TV나 세탁기, 에어컨 같은 전통적인 백색가전은 코로나19로 맥을 못추고 있다. 매장 방문 발길이 뚝 끊긴 데다 결혼식을 아예 미루는 커플들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하이마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매장 방문 고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정도 줄어들었다. 신입생이 찾는 노트북이나 PC 등은 주문 후 배송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 제품도 있다.   
 
강원 춘천시의 한 전자제품 판매장에서 지난달 23일 신학기 행사 할인를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인적이 끊겼다. 뉴스1

강원 춘천시의 한 전자제품 판매장에서 지난달 23일 신학기 행사 할인를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인적이 끊겼다. 뉴스1

 
특히 TV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삼성은 2020년형 QLED 8K,  LG전자는 2020년형 LG 올레드 AI 씽큐(Thinq)를 최근 각각 공개했다. 봄철 특수와 도쿄올림픽 특수를 기대했지만 매장 발길이 끊기면서 찾는 이가 많지 않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은 올 1분기 세계 TV 판매가 지난해보다 9%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봄철 가전은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신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한 뒤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고객들이 마중물 역할을 해서 온라인 구매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구매 감소가 온라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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