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자 파는 도지사·청도 미나리 팔아주는 시청…코로나에 발 벗고 나선 지자체

중앙일보 2020.03.12 13:31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을 선언하는 등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움츠러든 소비에 저장 기간이 길지 않은 농산물을 팔지 못해 애태우는 농민을 위해 나서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감자 파는 도지사’ 서버 다운될 정도로 인기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11일 강원도 햇감자 10kg을 5000원에 판매한다며 홍보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11일 강원도 햇감자 10kg을 5000원에 판매한다며 홍보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최문순 강원도 지사는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이름을 ‘감자 파는 도지사’로 바꾸고 강원도 햇감자 팔기에 나섰다. 10kg 한 상자가 배송비 없이 5000원이라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몰렸고, 강원도 농수특산물 진품센터는 서버가 다운됐다. 2500~3800원가량의 택배비는 모두 강원도에서 부담한다. 이날 2시간 동안 팔린 분량만 2400박스에 달한다.  
 
강원도청은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미리 만들어놓은 공산품이 아니다 보니 하루 1400박스씩 출고 가능한데, 주문받은 순서대로 배송할 예정이다.  
 
‘인기가 많아 감자가 금방 동이 나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이는 기우라고 한다. 현재 도내 감자 재고량은 대략 1만1000t이 남아 있다. 100박스가 1t 정도로, 110만 박스를 팔 수 있는 셈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감자가 상하지 않고 저장할 수 있는 기간은 4월 말, 길어야 5월까지다. 폐기처분 하느니 싸게 팔자고 한 사업이 관심을 많이 받아 기쁘다”며 “다 팔려서 농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지사의 친환경 농산물 홍보, 2시간 만에 완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친환경 학교급식 농산물 구매를 홍보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친환경 학교급식 농산물 구매를 홍보했다. [사진 인스타그램]

경기도도 나섰다. 이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SNS에 “착한 소비에 동참해 달라”는 글을 올리며 친환경 학교급식 농산물 구매를 독려했다. 개학 연기로 출하하지 못해 버릴 수밖에 없는 농산물이 348t에 달해 경기도와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시금치, 상추, 깻잎, 방울토마토 등 11개 품목을 담은 4kg짜리 한 박스가 택배비 포함 2만원이었다.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은 이날 오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지사의 안내와 국민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준비한 7200개가 2시간 만에 모두 예약판매 됐다”고 알렸다. 진흥원은 “눈물나게 고맙다”며 “믿어주신 만큼 용기 내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청도 돕는 시청

청도군에서 생산된 한재미나리. [사진 안산시청]

청도군에서 생산된 한재미나리. [사진 안산시청]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지역을 돕는 지자체도 있다. 경기 안산시는 9일부터 청도 특산품인 한재미나리를 특별판매하고 있다.  대남병원에서 1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청도군을 돕자는 취지다. 시중 판매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kg당 가격은 9000원이다.  
 
안산시청 관계자는 “청도군과 자매결연을 추진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래도 청도군 농가를 돕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산시 요식업 협회나 동 단위 단체 주문을 받아 청도군청에 연결해 주고 있으며 주민들 반응도 좋다고 한다.  
 
앞서 수원시도 지난달 우한 교민 격리 생활 시설이 있는 지자체를 돕기 위해 농수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펼쳤다. 충북 진천군 딸기와 음성군 사과 구매 신청을 받아 딸기 1371상자, 사과 586상자를 전달했다.  
 
청도군청 관계자는 “미나리가 제철인데 제대로 팔지 못해 농민들이 많이 힘들어한다”며 “작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특별판매 행사 덕분에 판매량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