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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 16명 줄줄이 확진, 방역 비상에 청사 업무 마비 우려

중앙일보 2020.03.12 13:16
정부세종청사에 방역 비상이 걸렸다. 세종청사 각 부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세종청사 기능이 마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해수부 6명 등, 6개 부처에서 확진자 발생
해양수산부 일부 부서는 업무 마비, 방역 비상
세종청사는 15개 건물이 모두 연결, 방역 취약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해양수산부 청사 밖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해양수산부 청사 밖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2일 세종시와 정부청사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세종청사 공무원 확진자는 이날까지 총 16명이다. 이들은 모두 6개 부처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세종지역 확진자 24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정부세종청사 공무원이다.  
 
이날 해양수산부 소속 50대 남성 등 6명과 국가보훈처 소속 40대 여성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전날에는 해수부 공무원 3명과 교육부 공무원 1명이 감염자가 됐다. 이들을 포함해 세종청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부처별 공무원은 해수부가 11명으로 가장 많고, 국가보훈처·보건복지부·교육부· 인사혁신처·대통령기록관 각 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 공무원의 부인과 자녀 등 4명도 확진됐다. 세종에서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7일 연속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12일 오전 해수부에 위치한 구내식당에 한시적 폐쇄를 알리는 안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12일 오전 해수부에 위치한 구내식당에 한시적 폐쇄를 알리는 안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세종청사는 방역에 비상이 걸린 것은 물론 업무도 마비되고 있다. 특히 해양수산부는 사실상 업무가 정지된 상태다. 해양수산부는 확진자가 나온 수산정책실 어업자원정책관실을 폐쇄하고, 직원 150여 명은 자가 격리했다. 또 지난 11일까지 해양수산부 직원 570여명 가운데 240여명을 검진했다. 
 
확진자 1명이 나온 교육부도 비상이다. 교육부도 확진자가 소속된 실의 3개국 직원 100여명 전원이 자택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또 최근 확진자와 회의·식사 등으로 밀접접촉한 직원도 마찬가지로 조치했다. 보훈처 역시 확진자가 속한 부서 직원 20여명이 자택 대기 중이다.
 
또 해수부·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 직원 등이 이용하는 구내식당(5동)과 기자실 등은 지난 11일부터 무기한 폐쇄됐다. 지난 3일에는 세종청사 15개동을 연결하는 연결통로를 차단했다.  
 
정부는 공직사회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의무적으로 교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인사혁신처는 12일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공무원 대상 유연근무 이행지침'을 중앙행정기관 50여곳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부세종청사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상당수가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 첫 확진자인 50대 남성은 현재까지 감염 경로가 미스터리다. 이 직원은 지금까지 알려진 주요 감염 경로인 줌바댄스 학원·대구·중국·신천지 등과 무관하고 다른 확진자들과 가족 관계도 없다. 
 
이와 관련 이춘희 세종시장은 12일 열린 브리핑에서 “해양수산부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지만, 감염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데다 이들 직원 가운데 누가 가장 먼저 감염됐는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이 때문에 세종청사에서 원인 모를 확진자가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1일 오후 청사 내 '교육부 코로나19 대책본부'에서 한 직원이 전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1일 오후 청사 내 '교육부 코로나19 대책본부'에서 한 직원이 전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지하 1층, 지상 8층·59만6283㎡) 구조도 집단 감염과 방역에 취약한 구조다. 4층 복도를 통해 1동(국무총리실)에서 15동(문화체육관광부) 건물까지 'S’자 형태의 통으로 이어져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른 부처 건물의 시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15개 동으로 이뤄진 세종청사엔 20개 중앙부처와 15개 소속기관 등 모두 35개 기관이 있다. 상주 인원만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동별 이동 루트를 부분적으로 차단할 수 있지만, 구내식당 등 동선 흐름에 비춰 방역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 소속 공무원인 20대 여성 확진자는 줌바댄스 강습을 들은 뒤 감염 사실을 모른 채 2주가량 정부세종청사 안에서 활동했다. 이 확진자는 판정을 받기 전까지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의 구내식당과 휴게실·커피숍 등 시설도 이용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위기 단계별 대응 매뉴얼이나 ‘셧다운(청사 폐쇄)’ 등 최악을 고려한 시나리오별 대비책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방역과 개인 위생수칙 강화, 접촉자 재택근무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으로 비상사태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니 관련 대응 매뉴얼이 없다”며 “코로나19 발생 후 동마다 중앙 출입구만 열어놓고 열화상 카메라 설치하고 연결통로를 폐쇄했다. 소독을 주 1회에서 주 2회로 늘려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중앙포토]

정부세종청사. [중앙포토]

 
서울·수도권에서 통근·고속버스나 KTX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인원도 1500명 이상이다. 업무 특성상 서울 등으로 출장은 물론 대구 등 현장 방문 후 청사로 복귀해 근무하는 직원도 많다. 정부는 출퇴근 공무원을 위한 통근 버스 56대를 운행 중이며, 월·금요일엔 전용 KTX도 운행한다. 이들은 1~2시간 동안 버스와 기차로 이동하기 때문에 집단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김방현 기자, 김현예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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