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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 만에 우한에 기차 다닌다…中 코로나19 정상화 군불

중앙일보 2020.03.12 06:00

우한(武漢)에서 기차가 출발했다.

지난 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역을 출발해 지린성으로 떠난 열차.[경제관찰보 캡처]

지난 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역을 출발해 지린성으로 떠난 열차.[경제관찰보 캡처]

지난 7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역을 떠났다. 중국국유철도그룹의 특별열차다. 45일 만이다. 코로나19로 지난 1월 23일 우한이 봉쇄된 이후 처음이다. 중국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 보도다.
 
보도에 따르면 열차 운행은 중국 교통부 물류보장판공실이 내린 긴급운송 임무지령 49호에 따라 이뤄졌다. 기차엔 9200개의 자동차 좌석 받침 프레임과 9520개의 등받이 프레임이 실려 있었다. 목적지는 2100km 떨어진 지린(吉林)성이다.
FAW 그룹의 자동차 공장 모습.[FAW 그룹 홈페이지 캡처]

FAW 그룹의 자동차 공장 모습.[FAW 그룹 홈페이지 캡처]

 
지린성에는 중국제일자동차그룹(FAW)의 공장이 있이다. FAW는 지난달 18일 조업을 재개했지만 부품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자동차 부품 공장이 우한을 비롯한 후베이성에 있어서다. 후베이성엔 1300개 이상의 자동차 부품 기업이 있다. 중국 당국이 긴급운송 임무지령까지 내려 우한에서 열차 운행을 재개한 이유다.
우한 톈허 국제공항.[사진 바이두바이커]

우한 톈허 국제공항.[사진 바이두바이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진원지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우한에선 열차 운행만 재개한 게 아니다. 막혔던 하늘길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상에선 후베이 공항그룹이 작성한 통지문이 돌고 있다. 우한 톈허 국제공항 등 이 그룹이 관리하고 있는 4개의 공항이 12일 공항운영을 재개한다는 내용이다.
 
[중국 금융매체 금융계(金融界) 캡처]

[중국 금융매체 금융계(金融界) 캡처]

문건에는 "공항들은 12일 이전에 비행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해라"며 “17일에 점검을 하겠다”고 돼 있다. 우한 국제공항도 철도와 마찬가지로 지난 1월 23일 이후 폐쇄된 상황이다.
 
[중국 금융매체 금융계(金融界) 캡처]

[중국 금융매체 금융계(金融界) 캡처]

이에 톈허 국제공항은 지난 8일 웨이보를 통해 "공항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선 엄청난 준비가 있어야 한다”며 “재개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문건이 가짜라고 말하진 않았다.
 
?10일 중국 우한시 우창의 한 펑창 병원에서 환자가 나오고 있다. [신화망 캡처]

?10일 중국 우한시 우창의 한 펑창 병원에서 환자가 나오고 있다. [신화망 캡처]

곧 후베이성에 내려졌던 봉쇄령이 해제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이미 주민들의 이동 제한을 조금씩 풀고 있다. 후베이성 코로나19 방역 지휘부는 10일 코로나19 확진 환자나 의심 환자, 발열 환자, 밀접접촉자 등이 아닌 사람은 녹색 QR코드를 갖고 있으면 후베이성에서 중저위험 지역을 통행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후베이성은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수집해 휴대전화 QR코드를 통해 녹색, 노란색, 빨간색 등 3가지로 나눠 관리한다.
 
후베이성에선 일상생활 복귀를 시작한 곳도 생겼다. 우한과 경계선이 닿지 않는 후베이성 첸장(潛江)시는 정상적 생산과 생활 질서를 전면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시내 공공 교통수단 운영을 재개하고 기업도 조업을 재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지난 1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우창임시병원의 운영 종료 행사에서 의료진이 감사패를 들고 축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 1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우창임시병원의 운영 종료 행사에서 의료진이 감사패를 들고 축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후베이와 우한 정상화의 근거는 확진자 수다. 미펑(米鋒)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대변인은 10일 "9일 우한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20명 아래로 떨어졌다”며 “후베이성은 우한을 빼면 신규 확진자가 5일째 없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급조해 만든 우한의 팡창(方艙)의원 16곳도 10일 문을 닫았다.
10일 우한을 첫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둥후신청의 주민 아파트 단지를 찾아 생필품 공급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화망 캡처]

10일 우한을 첫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둥후신청의 주민 아파트 단지를 찾아 생필품 공급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0일 우한 방문은 이러한 정상화 움직임에 쐐기를 박는 행위다. 쥐 리지아 중국관리학교 교수는 SCMP에 “시 주석의 방문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고 전환점이 달성됐다는 중국 지도부의 확신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코로나19와의) 전투는 계속되고 있지만 승리는 거의 임박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으로선 정상화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

11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AFP=연합뉴스]

11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AFP=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내내 경제 활동이 마비됐다. 수출이 감소하며 올해는 5%대 경제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을 서구 언론에서 쏟아내고 있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속으로 5%를 넘어설 정도로 민생고도 심하다.
 
지난 10일 중국 우한의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환자 및 의료진을 화상을 통해 격려하고 있다.[신화망 캡처]

지난 10일 중국 우한의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환자 및 의료진을 화상을 통해 격려하고 있다.[신화망 캡처]

중국 공산당은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하는 걸 더는 내버려 둘 수 없다. 하루빨리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 악화한 민심을 다독여야 한다. 중국에서 권력 유지를 위한 전제 조건은 안정적 경제 성장이기 때문이다.
 

마침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10일 봉쇄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로마의 모습. [신화망 캡처]

?지난 10일 봉쇄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로마의 모습. [신화망 캡처]

지난 1~2월 중국의 질병으로만 여겨지던 코로나19는 이제 세계의 질병이 됐다. 오히려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중국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11일 이탈리아 코도그노시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슈퍼마켓에서 줄을 서고 있다.[AFP=연합뉴스]

11일 이탈리아 코도그노시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슈퍼마켓에서 줄을 서고 있다.[AFP=연합뉴스]

중국 지도부는 이런 상황을 반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SCMP는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서사의 판도가 바뀌었다”며 “이제 중국은 자신을 세계 안정에 기여하는 정치·경제적 존재로 부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부에선 코로나19발 경제적 충격을 극복하는 것도 다른 나라보다 중국이 나을 거란 주장도 나온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서방의 경우 정치적 양극화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더 심할 것”이라며 “권력 구조를 비교할 때 균형은 중국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말했다.
 
체제 우위를 내세우는 근거로 코로나19를 내세우는 모습도 보인다. 훠지안궈 전 중국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장은 “코로나19는 중국의 시스템의 이점을 보여줬다”며 “중앙집권화된 시스템이 대형 재앙을 극복하는데 더 유리하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과연 중국 정부의 바람이 이뤄질까

지난 1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우창임시병원이 운영을 종료했다. 이날 운영 종료 행사에 참석한 장시성 출신 의료진이 보호용 마스크를 벗고 웃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 1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우창임시병원이 운영을 종료했다. 이날 운영 종료 행사에 참석한 장시성 출신 의료진이 보호용 마스크를 벗고 웃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아직은 알 수 없다. 11일 기준 후베이성 확진자 수는 1만 5593명이다. 적은 수가 아니다. 아이리스 팡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CNBC에 " 중국이 코로나19에서 회복되고 있지만 해외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사례가 점점 더 늘어난다는 사실이 우려된다"며 "근로자들이 작업장과 공장에 복귀하면 중국에서 다시 코로나 감염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1일 기준 누적된 중국 내 해외 유입 확진자 수는 7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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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생각하는 코로나19 종식 시점은 언제일까.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인 리쥔란(李蘭娟) 중국 공정원 원사는 “3월 말 우한을 포함한 중국에서 신규 환자가 제로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후 4주는 지나야 코로나19 사태가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0일 중국 우한시 우창의 한 펑창 병원에서 환자들이 퇴원해 나오고 있다. [신화망 캡처]

지난 10일 중국 우한시 우창의 한 펑창 병원에서 환자들이 퇴원해 나오고 있다. [신화망 캡처]

 
아무리 빨라도 4월 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다. 리 원사의 바람대로 한 달 여 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할 수 있을까.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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