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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 저가매수 기회래요” 생애 첫 주식계좌 트는 2030

중앙일보 2020.03.12 06:00
직장인 손모(28‧여)씨는 지난달 28일 생애 첫 주식계좌를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주변에서 ‘저가매수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기 때문이다. 2월 마지막 주(21~28일)에만 코스피가 8.1% 급락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 손 씨는 계좌에 성과금 1000만원을 예탁했다. 손 씨는 “취업 후 첫 투자”라며 “지금은 주가가 떨어졌지만, 곧 다시 오를 것이란 기대 때문에 우량주 위주로 매수했다”고 했다. 
주가 하락 이미지. 셔터스톡

주가 하락 이미지. 셔터스톡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2030 세대에선 오히려 신규 증권계좌를 개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투자 경험이 없어 시작 시점을 고민하던 이들이 주가 낙폭이 커지자 ‘지금이 저가매수로 이익을 볼 기회’라고 보고 뛰어들고 있다.
 

"지금 사라" 부추기는 유튜버들 

11일 유튜브 일부 주식투자 채널에 올라온 주식 저가매수 권유 게시물. 유튜브 캡처

11일 유튜브 일부 주식투자 채널에 올라온 주식 저가매수 권유 게시물. 유튜브 캡처

최근 유튜브에는 주식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코스피가 급락한 지금 주식을 사라”는 영상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원 김모(30‧여)씨는 “주변에서 ‘지금 사야 한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알아보지 않고 계좌를 개설했는데, 주거래 은행을 통해 개설한 게 아니어서 한도가 생각보다 너무 적다”며 “(신규 계좌개설) 제한기간인 20일 동안 장을 관망하다가 주가가 더 떨어지면 주거래은행에서도 계좌를 틀 생각”이라고 말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예‧적금으로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변변치 않은 데다, 종자돈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가 어려운 상황도 최근 2030세대의 투자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 직장인 홍모(30)씨는 “어차피 지금 월급으로 집을 사기도 힘들 것 같아서 투자에 ‘올인’해보기로 했다”며 “최근 코스피200 인덱스 펀드(지수에 연동해 수익을 내도록 운용하는 펀드)에 월급을 통째로 넣었다. 지금은 마이너스지만 곧 오를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비대면 계좌개설 급증 

실제로 코스피는 하락세인 반면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란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며, 6개월간 1차례 이상 거래내역이 있는 계좌를 뜻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사상 처음으로 3000만 개를 돌파한 3001만8232개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며 증시가 출렁였던 지난달에만 34만3000개 늘었다. 지난 1월(20만8000개)과 비교해 증가폭이 크다. 
전체주식거래활동계좌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전체주식거래활동계좌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특히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가 2월 들어 크게 늘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2월에만 5만6851개의 비대면 계좌가 신규로 개설됐다”며 “1월과 비교하면 46% 증가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1월에 신규 개설된 계좌가 14만 개인데, 2월은 그보다 훨씬 많은 계좌가 개설됐다”며 “이 중 압도적으로 비대면 계좌의 비중이 높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도 2월 들어 전월 대비 신규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가 67% 증가했다고 밝혔다.  
 
비대면 계좌를 신규로 개설한 고객 중 다수가 2030세대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KB증권 관계자는 “2월에 비대면으로 개설된 계좌 중 2030세대가 개설한 계좌가 60%에 달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지난 8일까지 카카오뱅크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에 개설된 증권계좌는 총 128만2000개”라고 전했다. 카카오뱅크 사용자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인 만큼, 이를 통해 증권 계좌를 개설한 이들도 젊은 층이 다수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잇따라 내놓고 있는 비대면 계좌개설 이벤트도 젊은 세대 공략에 한몫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월 생애 첫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최대 8만원의 투자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예탁금에 최대 연5%의 수익금을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6일 만에 20만 개 넘는 주식계좌를 개설했다. 키움증권은 오는 26일까지 비대면 계좌를 신규로 개설한 고객이 1만원 이상 주식을 거래하면 1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달부터 비대면 신규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5만원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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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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