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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마스크 해외직구 “열에 아홉 중국산, 불량도 많아”

중앙일보 2020.03.12 06:00
#.40대 회사원 A씨는 지난 6일 아마존 재팬과 라쿠텐에서 마스크를 주문했다. 아마존 재팬에선 중국산 마스크 50장을 배송비(1000엔) 포함 5000엔(5만7000원)에 살 수 있었다. 1장당 1140원 정도에 구한 것이다. 배송은 빠르면 24일, 늦으면 다음달 2일에 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라쿠텐에서 먼저 산 일제 마스크 50장은 9900엔(11만3000원)으로 그 두 배에 가깝다. 제품이 없어 예약을 걸어두었다. A씨는 “마스크가 내 손에 들어와 냄새까지 맡아보기 전까지는 괜찮은 제품인지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의사인 친구가 ‘지금은 중국산 한국산 가릴 때가 아니다’라고 해서 그냥 샀다”고 말했다.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의료용 마스크. 한국까지 배송은 4월에 가능하다는 안내가 뜬다. 아마존 캡처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의료용 마스크. 한국까지 배송은 4월에 가능하다는 안내가 뜬다. 아마존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정부가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개인의 마스크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허용했다.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관세청은 당초 의약외품으로 수입이 까다로웠던 마스크의 해외직구를 풀어준 것이다. 지난 4일 관세청이 각 세관과 해외 직구 업체에 전달한 ‘마스크 등 특송물품 수입통관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우편ㆍ특송(직구) 형태로 수입되는 150 달러(미국은 200 달러) 이하의 마스크ㆍ손소독제ㆍ체온계는 목록통관 품목으로 지정됐다. 목록통관 품목은 별도의 수입 신고나 요건 없이 국내 반입이 허용되는 수입 품목이다. 관세와 부가세는 면제고, 통관 시간도 대폭 줄어든다. 
 
이에 따라 마스크를 해외에서 구해보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사이트에서 마스크 사기도 만만치 않다. A씨의 경우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가장 큰 난제다. 마스크 몸값 상승이 이미 전 세계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을 각오해야 한다. 당장 마스크가 없을 때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미국 마스크 안전 기준을 의미하는 N95라고 안내 돼 있지만 제품 선적 장소는 중국이다. 중국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아마존 캡처

미국 마스크 안전 기준을 의미하는 N95라고 안내 돼 있지만 제품 선적 장소는 중국이다. 중국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아마존 캡처

해외 직구 마스크 품질은 글쎄 

해외에서도 마스크 가격은 올랐지만, 품질은 ‘깜깜이’다. 아마존과 이베이에선 정확한 정보를 표기한 마스크를 찾기 힘들다. 해외 직구를 시도한 소비자 후기에는 “불안한 마음에 돈 버리는 셈 치고 사긴 했지만 받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아마존과 이베이 등 주요 해외 오픈 마켓이나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구매 대행 서비스 상황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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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마스크의 열에 아홉은 중국산이다. 판매자 중에는 ‘한국에서 배송한다’는 제품이 간간이 있지만, 한국 제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한국 마스크’ ‘미국 마스크’로 검색해도 ‘KN’ 표시를 한 중국산이 상단에 노출된다. 정상적인 업체에서 생산하는 마스크일 경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짜 정보를 단 불량 마스크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10일 기준 이베이에서 의료용 마스크를 검색해서 노출되는 마스크 1만26개 중 제조사가 중국인 경우는 596건, 홍콩 64건로 표시되고 ‘정보 없음’은 2012건에 달한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KF94로 광고하는 마스크 제품. 마스크 본품엔 중국 기준인 KN 95가 적혀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캡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KF94로 광고하는 마스크 제품. 마스크 본품엔 중국 기준인 KN 95가 적혀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캡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KF94로 광고하는 마스크 제품. 마스크 본품엔 중국 기준인 KN이 적혀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캡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KF94로 광고하는 마스크 제품. 마스크 본품엔 중국 기준인 KN이 적혀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캡처.

한국산 써놓고 자세히 보면 중국산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 ‘한국산 마스크가 많다’는 소문이 돌지만 과장된 것이다. 한국어로 ‘마스크’를 검색 키워드로 넣거나 ‘KF94’ 등을 넣어 한국 제품처럼 보이게 해 둔 제품은 많다. 하지만 세부 내역을 자세히 뜯어보면 거의 중국 제품이다. KF 표시를 했지만, 실험 인증서는 중국이 발행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일본 아마존과 야후, 라쿠텐 등 쇼핑몰에서 팔리는 마스크의 90% 이상은 중국 제품이다. [아마존 재팬]

일본 아마존과 야후, 라쿠텐 등 쇼핑몰에서 팔리는 마스크의 90% 이상은 중국 제품이다. [아마존 재팬]

가격은 코로나 19 사태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50매가 25~35달러 사이에 판매되는 한 의료용 마스크에 대한 아마존 리뷰엔 “쉽게 찢어지고 제품 정보도 제대로 표기돼 있지 않은데 비싸다”는 미국 소비자의 혹평과 “알지만 지역 상점에서 마스크 동나 살 수밖에 없다”는 글이 동시에 달려있다. 
 
일본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절대 다수의 판매자는 중국에서 제품을 출고한다. ‘일본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마스크는  예약만 걸고 사지는 못하는 대기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직구를 대행해주는 업체에도 마스크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물량이 부족해 빠른 배송은 기대하기 어렵다. 해외구매대항사이트 쇼핑 365 캡처.

해외직구를 대행해주는 업체에도 마스크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물량이 부족해 빠른 배송은 기대하기 어렵다. 해외구매대항사이트 쇼핑 365 캡처.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도 물량이 부족해 주문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오픈마켓에서처럼 동일 판매자가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경우도 자주 발견된다. 아마존과 이베이는 코로나 19 관련 위생용품 가격 폭리를 막기 위해 감시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해외 마스크 직구 주의할 점은 

직구는 환불이나 교환이 어려워 구매 전 후기와 제품 설명을 제대로 봐야 한다. 또 반드시 배송비를 계산해 봐야 한다. 싼 마스크를 발견해도 사업자 위치에 따라 배송비는 천차만별이다. 

마스크 대란 속에 배송대행 업체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증가세다. 배송대행 업체가 주는 미국 현지 주소지로 제품을 보내 이를 다시 한국으로 받는 형식이다. 귀찮은 과정을 대행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도 싸고 품질 좋은 마스크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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