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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마스크 1장만 보내도 처벌” 유학생 부모들, 애가 탄다

중앙일보 2020.03.12 05:00
인터넷 우체국에 올라온 국제우편물 마스크 접수 불가 안내문. 우정사업본부

인터넷 우체국에 올라온 국제우편물 마스크 접수 불가 안내문. 우정사업본부

미국에서 유학 중인 대학생 딸을 둔 A씨는 11일 보건 마스크 30장을 국제 특송으로 보내려다 거부당했다.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유행하면서 마스크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한 두 장씩 사 모았던 터라 당황했다. A씨는 “딸 걱정에 애가 탄다. 개인이 보내는 20~30개도 안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마스크 품귀 현상에 정부가 최근 마스크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개인이 보건용 마스크를 국제 우편으로 발송하는 것도 금지됐다. 멋모르고 해외 가족이나 지인이 걱정돼 마스크를 보냈다가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단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방한용 마스크나 면 마스크 등 일반 마스크는 금지 대상이 아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약국에 ‘마스크 재고 없음’이라는 문구가 붙여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약국에 ‘마스크 재고 없음’이라는 문구가 붙여있다. 신화=연합뉴스

관세청은 지난 6일부터 수량과 관계없이 보건용과 수술용 마스크의 국제우편 발송을 막고 있다. 이날부터 개정, 시행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른 것이다.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인도적 목적으로 마스크를 해외로 보낼 때는 사전에 식약처에 목적을 알리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인도적 목적엔 자녀가 필요한 경우도 해당하지만, 허가증을 받기까지의 절차가 까다롭다. 긴급 조치이기 때문에 일괄 금지하고 최소한의 예외만 둔 것이다. 
 
결국 강화된 규칙에 따르면 마스크는 단 한장도 보낼 수 없다는 뜻이다.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는 개인 사용용으로 최대 30개까지 휴대할 수 있다. 장기간일 경우 소명하고, 세관장의 판단에 따라 최대 90개까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수하물로 부칠 수 없고 직접 몸에 지니고 비행기를 타야 한다. 코로나 19 사태 초반 중국 보따리상이 개인 짐에 보건 마스크를 잔뜩 넣어 반출한 경우가 많아 정해진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쓰기도 모자란 마스크를 왜 해외로 내보내느냐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지만 해외에 가족이나 지인을 둔 사람은 초조함을 호소한다. 코로나 19 상황이 악화하기 시작한 미국과 유럽의 온· 오프라인 유통망에서는 마스크와 휴지, 손 소독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유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강화된 규칙을 모르고 우체국 등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 모임 카페엔 “애한테 마스크를 보내줘야 했는데 늦었다. 발 빠른 분만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금요일(6일) 오전 우체국에 갔다가 마스크는 단 한장도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마스크 필터라도 보낼까 하는 생각했지만 포기하고 다시 짐을 쌌다”는 마스크 발송 관련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전영선·김도년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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