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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인강’ 늘지만···"美학생 300만명 집 인터넷 안된다”

중앙일보 2020.03.12 05:00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휴교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저소득층 아이들이 '디지털 격차'로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며 휴교령을 내리는 학교들도 늘고 있다. 워싱턴D.C의 한 학교에서 10일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내놨다. [EPA=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며 휴교령을 내리는 학교들도 늘고 있다. 워싱턴D.C의 한 학교에서 10일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내놨다. [EPA=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터넷 강의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가정에선 애를 먹고 있다"며 "감염증이 부유한 가정과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의 '디지털 격차'를 새삼 부각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강의가 확산한다면 아이들의 학습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최근 워싱턴주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펜실베니아 등 확진자가 나온 지역에서 많은 학교가 차례로 문을 닫고 있다. 연방정부가 휴교령을 권고한 것은 아니지만 각 지역 교육구에서 자체적으로 학교를 폐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정마다 형편이 사뭇 다르다는 것.
 
많은 저소득층 아이들이 집에 아예 컴퓨터가 없거나 있다 해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라 공공도서관 등을 찾는데, 신종 코로나 때문에 이조차 어려울 수 있어서다. 평소에는 숙제하는 데 애를 먹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아예 수업을 받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AP통신은 지난해 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해 "미국 학생의 약 17%가 가정에서 컴퓨터를 사용하기 힘들며, 18%가량은 인터넷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통신에 따르면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미국 전역에 300만 명 가까이 된다. AP통신은 "집에 인터넷이 없는 학생 대부분은 부모의 교육 수준이 낮은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이라며 "비백인 가정 비율이 높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일부 지역 봉쇄령까지 내려진 미국 뉴욕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일부 지역 봉쇄령까지 내려진 미국 뉴욕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시와 교외 지역 간 격차도 크다. 미국 교외 지역에는 인터넷을 원활하게 쓸 수 없는 곳이 예상 외로 많아서다.
 
미국교원협회의 정책홍보담당을 맡고 있는 노엘 엘러슨은 "인터넷 강의를 곧바로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지역이 있는 반면, 인프라가 부족해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지역도 매우 많다"며 원격 학습이 형평성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터넷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다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옆에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인강'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뉴스위크는 "학교가 폐쇄되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빈곤 가정의 아이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맞벌이하는 저소득층 가정에선 부모가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를 돌보고 공부를 도와주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학교 급식에 의존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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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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