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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왼손 경례? 통합당 로고 뒤집으면 이만희 이름?

중앙일보 2020.03.12 00:04 종합 5면 지면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혼란을 틈타 정치권에서도 가짜정보가 범람했다. 이달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기에 경례를 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1월 30일 ‘코로나19 대응 종합 점검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왼손을 오른쪽 가슴에 올리는 모습이었다. 당시 언론사 사진을 조작한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1일 관련 사진 13건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로 부글부글 끓는 민심에
진위 상관없이 들불처럼 번져”

허위 조작된 합성 사진.

허위 조작된 합성 사진.

강용석 변호사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2일 문 대통령이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과 악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2012년 10월 한 남성과 악수하는 천지일보 사진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후 ‘이만희+문재인 떴다!!’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진이 유포됐다. 이에 청와대는 악수하는 남성이 최연철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이라고 정정했다. 문 대통령이 긴급 행정명령으로 중국동포에게 1개월만 국내에 거주하면 주민증과 선거권을 발급한다는 가짜정보도 돌았다. 공적 마스크 납품업체인 ‘지오영’의 조선혜 대표와 김정숙 여사가 동문이라는 ‘찌라시’도 횡행했다. 조 대표는 숙명여대를, 김 여사는 숙명여고를 졸업했다.  
 
야당을 겨냥한 가짜정보도 적지 않았다. 주로 신천지와의 연관성에 초점을 뒀다. 이만희 총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왼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금색 손목시계를 찼다. 친문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박 전 대통령이 이 총회장을 위해 ‘금장 박근혜 시계’를 제작해 선물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근혜 청와대에서 제작한 시계는 은장으로, 금장은 ‘짝퉁’이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지시로 신천지 신도들이 옛 한나라당에 대거 입당했다”(신현욱 목사), “신천지 건물이 통합당 로고와 비슷하게 생겼다. 당 로고를 돌려 보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이름이 나온다”(유튜브 ‘서울의 소리’)는 주장에 대해 통합당은 허위사실이라 고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4·15 총선을 앞둔 가운데, 과열되고 상대를 지나치게 의심하며 공격적이고 극단적인 진영 대결 양상의 사회인 게 요인이라고 본다. 또 코로나19 국면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민심의 영향도 있다고 한다. “사회적 여건이 나쁘면 루머는 내용의 진위와 관계없이 들불처럼 번지는 경향이 있어서”(캐스 선스타인 저서 『루머』)다.  
 
윤성민·이병준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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