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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공천 결과에 미안한 마음···변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

중앙일보 2020.03.11 19:58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공천관리위원회를 마친 뒤 4·15 총선 공천 심사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공천관리위원회를 마친 뒤 4·15 총선 공천 심사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당내 불출마·공천배제(컷오프) 인사들을 향해 "미안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면서도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 죽는다"고 호소했다. 
 
김형오 위원장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출마를 결단한 의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또 묵묵히 할 도리를 다했겠지만 불가피하게 교체된 의원들에 대해서도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권성동 의원 등 컷오프를 당한 인사들이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고 동료 의원들도 재고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억울하다고 통곡하시는, 한 가닥 희망을 끊지 않고 재심을 청구하시는, 나보다도 못한 인물이 공천받았다고 분노하시는, 당을 지키면서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운 대가가 고작 이거냐고 속상해하시는 분들, 공관위가 이분들 심정 다 헤아리지 못한 점 널리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며 거듭 미안하고 송구하다"면서 "모든 역사적 책임과 과오는 저 김형오가 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고 다소 부족하더라도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를 위해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부탁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공천심사에서 '시대의 강을 건너는 것'과 '대한민국 살리기' 두 가지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혁신을, 후자는 인적 쇄신과 문 정권 심판을 의미한다"며 "거의 (현역의) 절반이 되는 분들이 희생한 덕분에 시대의 강은 무사히 건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시대의 강'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의미한다. 실제 친박(친박근혜)계에서 지목했던 '탄핵 5적', 비박(비박근혜)계가 지목했던 '친박 10적' 등에 해당하는 인사들은 모두 탈당했거나 불출마·컷오프됐다. 
 
김 위원장은 '구인난'도 토로했다. 그는 "공천의 핵심은 사람인데 인재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는 게 아니다"라며 "그동안 우리가 사람을 기르지 못한 대가를 지금 혹독히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물의 빈곤이라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두 가지 방책을 썼다"며 "하나는 인물의 전략적 배치, 다른 하나는 미래를 위한 묘목 심기였다"고 설명했다. 당 대표급 인사와 중진 의원들의 '험지' 배치, 과감한 신인 등용을 뜻한다. 
 
김 위원장은 "나눠 먹기 없고, 계파 없고, 밀실 없는, 공정하고 청정한 공천이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혼란과 잡음, 살생부나 지라시 공천은 없었다"고 자평했다. 
 
자신과의 친분 또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사천(私薦)'을 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사천은 그 전제가 '보스정치'로 보스가 있을 때 사천이 된다"며 "나는 일주일 지나면 시민으로 돌아갈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는 "(공관위원들인) 이석연 변호사나, 깐깐한 이인실 위원이나, 최대석·조희진 검사장 같은 분이 내가 사천을 한다면 받아들였겠나"라며 "턱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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