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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에 마스크 100개 '녹색' 뜬 약국 달려가니···"다 팔렸어요"

중앙일보 2020.03.11 16:14
11일 서울시내 한 약국 앞이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뉴스1]

11일 서울시내 한 약국 앞이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뉴스1]

 
약국에 공적 공급된 마스크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가 11일 오전 8시 개시됐다. 정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전산에 입력된 일선 약국의 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오픈 API 방식으로 공개해 마스크 재고 정보를 앱에서 접할 수 있게 하면서다. 굿닥·웨어마스크·마이마스크·콜록콜록마스크 등의 앱·웹 서비스 업체가 참여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녹색' 떠 있어도 마스크 없어" vs "앱 덕분에 편하게 구매"

이날 오전 9시 굿닥 앱에 접속해 '마스크 스캐너'로 들어가 보니 접속지역을 중심으로 약국이 표시된 지도가 떴다. 약국은 마스크 재고 현황에 따라 4단계로 나누어 표시됐다. 재고 없음(회색), 30개 미만(빨간색), 100개 미만(노란색), 100개 이상(녹색)이 분류 체계다.  
 
서울 지역 곳곳에는 녹색으로 표시된 약국이 적지 않았다. 100개 이상 마스크 보유(녹색)한 것으로 표시된 마포구 성산2동 A약국에 전화로 문의했다. A약국 약사는 "지금 오셔도 마스크 못 산다. 7명분 남았는데 앞에 이미 줄 서 계시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수화기 너머로 손님들의 문의 소리가 들렸다. 마찬가지로 녹색 표시된 합정동 B약국에 전화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스크 없다"며 바로 전화를 끊는 약국도 있었다. "마스크 보유량이 충분하다"는 약국도 있었다. 당산역 C약국은 "지금 가면 살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공적 마스크 판매처와 수량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연합뉴스]

공적 마스크 판매처와 수량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서비스가 시작된 1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연합뉴스]

마스크 앱 이용자들은 인터넷에 후기를 남기며 "접속이 어렵다" "'녹색'이 떠 있어 약국에 갔는데 마스크가 없었다"고 허탈해했다. 반면 "앱 덕분에 평소에 있는지 몰랐던 근처 약국에서 마스크를 편하게 샀다"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오전 한때 심평원 서버에 트래픽이 몰리면서 재고 상황이 반영되는데 시차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서버 불안정하고 재고 반영 시차 발생

약사들은 공적 마스크 수급과 재고 상황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업무포털에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 그렇게 업무포털에 기록된 마스크 재고 정보가 앱에 연동되기까지 빠르면 5~10분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 심평원에 취합된 데이터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가공을 거쳐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과 앱·웹 서비스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시스템상 정보가 반영되는데 5~1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마스크가 빠르게 소진되는 경우, 실시간으로 완벽한 재고 정보를 제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심평원 서버가 트래픽 폭주로 원활하지 않아 마스크 재고가 앱에 연동되는 데 더 많은 시차가 발생했다. 앱 서비스 개시로 약국에 마스크 손님이 몰린 데다 우체국에서 입력하는 트래픽까지 발생해 부담이 이중으로 가중됐기 때문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오늘 우체국에서 약국과 함께 공적 마스크 재고 입력을 시작했다"며 "단말기를 여러 대로 접속한 우체국들이 있어 오전 한때 서버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단말기를 한대로 통일해 달라고 요청했고, 지금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약사들은 서버가 원활하지 않자 수기로 기록을 남기고 마스크를 판매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 서 있는 손님들을 위해 업무포털 이용이 원활해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마스크 5부제의 중복 구매 확인시스템이 우체국으로 확대된 11일 전남 담양군 담양대전우체국에서 시민들이 출생연도와 중복 구매 확인시스템을 거친 뒤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 5부제의 중복 구매 확인시스템이 우체국으로 확대된 11일 전남 담양군 담양대전우체국에서 시민들이 출생연도와 중복 구매 확인시스템을 거친 뒤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약사들에게 항의하지 말아달라' 앱 공지 

이런 상황에서 일부 손님은 약사들에게 "앱에 마스크가 있다고 나오는데 왜 없다는 거냐"며 폭언을 쏟기도 했다. 앱·웹 서비스 업체들은 이날 오후 '현재 서버 폭주로 실제 마스크 재고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고 있으니 참고용으로 확인해주시고 약사들에게 항의하지 말아달라'는 공지를 띄워놨다. 또 3월 14일까지는 베타 서비스(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기간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약국과 우체국 접속을 모두 고려해 설계한 만큼 심평원 서버가 감당 못 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민감한 시기이고 시행 초기라 트래픽이 몰렸는데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고 앱은 참고로 활용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들은 약국에 마스크가 입고되면 업무포털에 마스크가 입고됐다고 입력하고, 손님이 오면 손님의 신분증을 보고 구매 이력을 확인해야 한다. 또 마스크를 판매한 뒤엔 재고 상황을 입력해야 한다"며 실시간으로 완벽하게 재고가 연동될 수 없는 현장 상황에 대한 이해를 부탁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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