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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땐 …한국이 반도체 1위 차지?

중앙일보 2020.03.11 13:49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더 장기화하면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위한 '중국제조 2025'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한국의 1위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반도체 점유율 5년 내 18%P 하락 우려

11일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중국과의 무역 제한이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어떻게 끝내는가'(How Restricting Trade with China Could End US Semiconductor Leadership)라는 제목의 보고서 발표했다. BCG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반도체 기업들의 대(對) 중국 판매를 계속 금지하면 기술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BCG는 "이 경우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3∼5년 이내에 기존 48%에서 1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BCG는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을 보게 될 한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18년 기준 24%에서 최대 31%까지 끌어올려 미국 점유율(30%)을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BCG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한국 점유율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비메모리 사업에 대한 삼성전자의 강력한 드라이브도 한몫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 정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BCG는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미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장기적으로 8%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한국 반도체 점유율은 26%로 높아지지만, 반도체 1위에 올라서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미 반도체 기술적 우위 누리지 못할 것" 

BCG는 "미국 반도체 기업이 머지않아 기술적 우위를 누리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중 반도체 기업 간의 기술 디커플링이 현실화하면 미국 반도체 기업 매출은 37% 감소하고, 연구개발(R&D) 투자 또한 30∼6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관련 일자리도 12만4000개 감소할 것으로 봤다. BCG는 "미국과 중국은 양국 안보 이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반도체 기업이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제조 2025 성공하면 중국이 세계 1위 

BCG는 또 중국이 반도체 시장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언급했다. 먼저 중국 정부의 제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가 성공할 경우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BCG는 "중국제조 2025가 성공할 경우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40%까지 높아지고 글로벌 점유율은 10%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중국의 목표대로 자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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