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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도움받던 중국, 태세 전환…이탈리아에 의료 지원 약속

중앙일보 2020.03.11 11:55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왼쪽)이 확산세가 주춤하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에 의료 물자 지원을 약속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왼쪽)이 확산세가 주춤하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에 의료 물자 지원을 약속했다. AFP=연합뉴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만 명을 넘긴 이탈리아에 의료·물자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10일(현지시간)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의료진 파견과 마스크 등 의료 물자 지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마이오 외무 장관은 통화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중국의 코로나19 퇴치 경험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의료 물자와 설비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어 중국이 급한 불을 끄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왕이 국무위원은 “중국은 마스크 등 의료 물자와 장비 지원 및 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이탈리아가 요청하는 대로 중국 의료진을 파견해 방제에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이탈리아를 우선순위에 놓고 지원할 것이며 중국의 지방정부와 기업들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1만149명으로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반면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은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등에서 마스크 등 의료 물자 지원을 받던 중국이 이제 다른 국가를 도와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중국 “책임지는 자세로 방역정보 알려줬다”

 
10일(현지시간) 행인을 찾아보기 힘든 로마 중심가의 텅 빈 모습.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행인을 찾아보기 힘든 로마 중심가의 텅 빈 모습. 연합뉴스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든 뒤 중국은 코로나 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정점을 찍은 중국과 달리 다른 나라에서 바이러스가 급속 확산하자 책임을 외국에 떠넘기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국제 사회에 코로나19 방역 정보 공유 및 의료 지원 등을 약속하며 ‘해결사’ ‘기여자’로 이미지 전환을 노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일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지원하겠다면 세계보건기구(WHO)에 2000만달러(약 24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0일에는 피지·키리바시·미크로네시아·파푸아뉴기니·솔로몬 제도 등 10개 태평양 섬나라 정부 관료들과의 화상회의를 갖고 대규모 의료 지원을 시사했다.
 
화상회의에 참석한 태평양 섬나라 중에는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경제 지원을 받고 있는 국가도 있다. 중국에서 지원받는 조건으로 대만과의 관계를 끊는 등 중국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는 국가들이다.  
 
중국 측에선 보건 당국과 보건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중국은 태평양 섬나라들에게 코로나19 방제 정보와 경험을 전달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상 회의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로 코로나19 정보를 알려주고 이들의 관심사에 답해줬다”며 “국제사회와의 방제에 협력해 전 세계 공중 보건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한다며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국가들도 있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은 지난 9일 열린 남부아프리카발전공동체(SADC) 보건장관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원한다며 의약품 지원을 내비쳤다.
 
이에 겅솽 대변인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비교적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에 있으며 이미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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