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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짐꾼된 남편, 어쩌랴 시대가 변했는데…

중앙일보 2020.03.11 10:00

[더,오래] 강인춘의 80돌 아이(20)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작가노트

 
영어 속담에
‘Wife is man's best and worst’
‘아내는 남자의 최고의 재산이자 최악의 재산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거운 비닐 주머니를 들고 걷는 영감은
마누라에게 무겁다고 농담 비슷하게 슬쩍 말하니까
‘남자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왜 군소리하느냐는 듯
입을 삐죽이며 핀잔을 날립니다.
영감은 그런 마누라를 영어의 속담처럼
남자가 가진 ‘최악의 재산’이라고 단념합니다.
최악의 재산은 곧 애교 섞인 마누라의 푸념이라고 좋게 생각한 것입니다.
 
 
영감의 본심은
창세기 하느님이 인간을 만들 때
남자의 갈비뼈 하나로 여자를 만들었으니
여자를 내 몸처럼 아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영감은 옛날 결혼과 동시에
‘내 주인은 마누라이고 나는 하인이다’라고
자신을 낮추기로 작정을 하고 가정의 모든 힘든 일, 궂은일은
남자의 몫이라고 솔선해서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참 멋진 영감님입니다.
무릇 세상의 마누라들도 이런 남편의 굳은 의지를 잘 알고 있지만
가끔은 일부러 예쁜 투정을 한 번씩 해보는 것이겠지요.
안 그렇습니까? ㅎㅎ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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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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