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 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11/f1ef4850-26a5-4d10-86d6-4c6ac5fed098.jpg)
8일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 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뉴스1]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나춘자 공인중개사는 최근 중앙일보에 이같이 말했다. 평상시라면 매도인이 거래에 앞서 매수인을 집에 들이고 구석구석을 보여주기 마련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을 우려해 영상 통화로 대신한다는 이야기다. 집을 안 보여주고 거래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단독주택이나 빌라보다 아파트일수록 이런 현상이 심하다는 설명이다.
나 중개사는 주민들로부터 “인근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중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받기도 한다. 혹여 그가 신종코로나에 감염되면,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 특성상 ‘슈퍼 전파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딱 1명만 보러 오시라”
매매 물건인데 세입자가 사는 경우 세입자들은 평소와 다르게 “좀 더 일찍 약속을 잡아야 보여줄 수 있다” 등의 온갖 이유를 대며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비밀번호 알려주고 “알아서 보고 가라”
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사는 “매도인들이 집을 안 보여주려고 해 이사로 잠시 공실인 다른 집을 샘플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결혼을 앞둔 강모(36)씨는 “빨리 전셋집을 얻든 집을 사든 해야 하지만 2곳 중 1곳꼴로 집을 안 보여주려고 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행여 집 안에 들어가는 데 성공해도 “그만 좀 보고 나가라”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집 주인 때문에 서로 언성을 높일 때가 간간이 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김모 중개사에 따르면 최근 임차인이 “대구에서 올라왔다”고 하자 놀란 임대인이 “계약은 알아서 하고 신분증은 나중에 달라”는 말을 남기고 도망치듯 사무실을 빠져나간 일도 있다.
![2일 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11/f99046de-1e73-414c-99f7-0de3cda2510e.jpg)
2일 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 [연합뉴스]
매수자도 찜찜 “사진 보고 사겠다”
중개사들은 “근본적으로 아예 집을 팔려는 사람도 없어지고 집을 사겠다는 사람도 없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 등의 초강력 집값 잡기 정책에 신종코로나까지 더해져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구 중개사 “거래 끊겨 1년 농사 초토화”
주택 분양 시장도 신종코로나의 영향을 받고 있다. 건설사들은 모델하우스 일정을 연기하거나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대신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민중·박건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