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지속 땐 셰일업체 못 버텨
석유패권 유지하려 ‘친구’에 결정타
“2년 내 에너지기업 절반 부도낼 것”
경쟁국 이란에 타격 주는 효과도

감소세로 돌아선 글로벌 원유 수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셰일가스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싸움에 내몰리게 됐다”며 “저유가가 지속하면 감산과 감원으로도 부도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7.8%, 나스닥지수는 7.3% 급락한 배경이다. 이날 뉴욕 증시에선 1997년 이후 23년 만에 ‘서킷 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가 발동되기도 했다.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들은 배럴당 40달러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유가가 더 떨어지면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월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유가전쟁이 이어지면 배럴당 2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텍사스와 뉴멕시코에서 셰일가스를 생산하는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의 최고경영자(CEO) 스콧 셰필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에 걸쳐 증시에 상장된 에너지·석유 기업 중 절반 정도가 부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9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유가 하락은)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다. 휘발유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유리한 측면만 부각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주정완 경제에디터 jwjo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