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교육비 월 32만원 역대 최고, 정부는 되려 “소득증가 때문”

중앙일보 2020.03.11 00:04 종합 14면 지면보기
사교육 참여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지난해 처음 40만원을 넘었다. 사교육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 연속 급등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10일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0조9970억원으로 2018년(19조4852억원)에 비해 1조5118억원 늘었다. 학생 수가 558만명에서 545만명으로 줄었는데도 사교육비 규모는 커졌다.
 

지난해 총액 21조, 3년 연속 늘어
학생 13만 명 줄어도 1.5조 증가
교육계 “오락가락 입시정책 탓”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1000원으로 전년(29만1000원)보다 3만원 늘었다. 사교육 참여 학생만 보면 1인당 매월 42만9000원을 지출했다. 1년 사이 3만원이나 증가한 것은 조사 이래 처음이다.
 
학생은 줄고 사교육비는 늘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학생은 줄고 사교육비는 늘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체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9년(24만2000원)에서 2015년(24만4000원)까지 7년간 4000원 이하 수준으로 오르락 내리락 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2017년부터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1인당 사교육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1인당 사교육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학교급별로는 고교 사교육비 증가폭이 제일 컸다. 2016년엔 전체 고교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26만2000원이었지만 지난해는 36만5000원으로 10만원 넘게 늘었다. 17개시도중 사교육비가 가장 높은 서울은 월평균 45만1000원을 지출한 반면 제일 낮은 전남은 18만1000원을 썼다. 시도간 격차는 1년새 최대 2.2배에서 2.5배로 늘었다.
 
사교육비가 급등한 이유로 교육부는 “평균소득이 높아져 사교육비도 늘었다”(박백범 차관)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라고 일축했다. 송 교수는 “2009~2015년에도 소득이 증가했지만 사교육비는 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0~2012년에는 오히려 사교육비가 떨어졌다.
 
2019 초.중.고등학생 사교육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2019 초.중.고등학생 사교육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교육부는 사교육비 증가 원인을 자사고·외고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모두 일반고라면 자사고 등 진학을 위해 사교육 받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박 차관)는 것이다.  
 
하지만 송 교수는 “학비가 일반고의 3배인 자사고가 사라지면 그 비용이 사교육으로 갈 것이다”고 반박했다.  
 
한국교총도 “교육부의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을 옹호하기 위한 분석”이라 비판했다.
 
현장에선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을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입시정책 탓”(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이라고 했다. 주 교장은 “잦은 입시 변화로 생기는 불안과 혼란을 사교육이 파고든다”고 말했다.
 
남윤서·전민희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