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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 부산, 면 마스크 10만개 만들어 나눠준다

중앙일보 2020.03.11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전국적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을 빚자 부산·경남에서 마스크를 직접 제작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시는 필터제공, 부녀회는 제작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 공급
필터 부착하면 KF80 수준 효과
경남에서도 1000개 제작 배포

지난 5일 부산진구에 있는 새마을운동 부산진구지회 2층 건물의 1층 자원순환 녹색나눔터 사무실. 녹색 새마을회 조끼를 입은 주부 30여명이 모여있다. 재봉틀 10여대도 보인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재봉틀로 마스크 만드는 연습을 하느라 분주하다. 아직 주문한 마스크 원단이 도착하기 전이다.
 
부산시 새마을부녀회는 부산시에 ‘수제 마스크’ 제작을 제안했다. 구하기 어려운 마스크 필터(정전기 필터)를 부산시가 사고, 마스크 원단(면)과 고무줄은 새마을부녀회가 사서 민·관 협력으로 마스크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부산시는 예산 650만원을 들여 필터 2롤(1롤 500m)을 사서 먼저 부산진구 새마을부녀회에 제공했다. 부산진구 부녀회는 이에 맞춰 500만원을 부담해 마스크 원단(면 700m)과 고무줄을 샀다.
 
마스크 필터 1롤은 마스크 1만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부산시가 필터 2롤을 사서 제공한 것은 별도의 필터 1개를 교체해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마스크는 원단을 양쪽으로 덧대 그 속에 필터를 넣을 수 있게 만들어진다. 일반 면 마스크에 필터만 부착해도 KF80 마스크 수준의 비말(튀어서 흩어지는 침방울 등) 차단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는 이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1억3200만원을 지원받아 나머지 15개 구·군 새마을부녀회에 필터·원단·고무줄을 제공 중이다. 구·군별 부녀회 도움을 받아 오는 25일까지 총 10만개의 마스크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렇게 만든 마스크 가운데 3000매가 9일 처음으로 장애인복지시설협회에 전달됐다. 모든 마스크는 장애인과 노약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의 한국자유총연맹과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다른 단체도 속속 수제마스크 제작과 나누기에 동참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어르신·임신부·취약계층 등 마스크가 절실한 이들에게 마스크를 양보하는 ‘나는 OK, 당신 먼저’ 운동을 벌이고 있다. 9일 해운대구 페이스북에 홍보문구를 올리고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창원·창녕·고성 등에서 마스크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창원시 진해구 웅동2동 행정복지센터는 지난 3일부터 열흘 동안 웅동2동 자생단체원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30여명이 면 마스크 1000개를 만들어 지역 저소득·독거노인 가구에 전달하고 있다.
 
남해군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와 여성인력개발센터 의류 제작반 수강생 등 20여명은 지난 5일부터 남해군 여성인력개발센터 디자인실에서 필터를 교체할 수 있는 면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제작된 마스크는 남해군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동복지시설 등에 전달된다.
 
고성군 자원봉사센터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재능 기부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지난 3일부터 면 마스크를 제작 중이다. 군이 마스크 원단과 재료를 사면 자원봉사자 20여명이 천을 자르고 재봉질을 해 마스크를 만드는 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면 마스크는 지난 9일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고성군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마스크가 지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선윤·위성욱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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