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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분양가상한제 연기?

중앙일보 2020.03.11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2017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 임시총회 모습. [중앙포토]

2017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 임시총회 모습.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주택시장 곳곳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서 비켜나 있던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에는 난데없이 ‘분양가 상한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개포1단지 재건축 조합원 총회 등
감염 우려 1000여 명 모이기 곤란
강남·은평·동작구 등 연기 요청
난색 보이던 국토부 “실무적 검토”

강남구청은 지난 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연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국토부에 보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관리처분단계의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다음 달 28일까지 적용을 유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유예받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4월 28일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해야 하고, 이를 위해 조합원의 20% 이상 참석하는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총회 개최가 부담스러워졌다는 게 문제다. 강남구에 있는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조합원이 5100여 명에 달하고, 의결을 위해 1000명 이상이 총회에 직접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만에 하나 총회에서 코로나가 전염됐다고 하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만큼 국민 건강을 우선해서 연기를 검토해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강남구뿐 아니라 은평구·동작구 등도 연장을 건의한 상태다. 이에 국토부는 당초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연장 관련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연기가 가능한지, 정책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단지가 얼마나 되는지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 휴정으로 경매시장도 움츠러들고 있다. 9일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0년 2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총 1만4560건의 경매 중 1785건(12.3%)이 입찰기일을 변경했다. 1월의 경우 1만3748건 중 1200건(8.7%)이 변경된 것에 비해 변경 건수가 늘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4일 전국 지방법원에 3월 20일까지 휴정 연장을 권고한 상태다.
 
아파트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53건으로, 1월(6206건)의 81%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해도, 불씨는 여전하다. 시중에 1000조 이상 되는 유동자금이 버티고 있는 터다. 담보 대출을 옥죄는 12·16대책에 이어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한 2·20대책까지 추가로 나왔지만, 풍선효과가 여전하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2·20 대책 이후 검색 트래픽이 많이 몰리는 동네를 살펴보니 인천 송도동 및 용현동, 군포시 산본동 등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송도더샵마스터뷰 전용 84㎡의 경우 지난 1월 21일 6억4700만원(16층)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29일 7억(3층)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7억5000만~8억원에 달한다. 한 달 사이 1억원 넘게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주부터 코로나의 영향을 조금 받고 있지만, GTX-B 노선 이슈에다 비규제지역으로 최근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호가를 올리는데도 거래가 많이 됐다”고 전했다.
 
‘로또 아파트’ 기대감에 청약시장도 굳건하다. 한국감정원의 3월 첫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구 집값은 -0.03%를 기록해, 25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 3일 GS건설이 분양한 청라힐스자이는 394가구(특별공급 제외)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5만5710건이 접수돼 14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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