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마스크를 낀 채 환율주가 등 국내외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11/75bb5ea4-6522-4949-97e4-e0cfaa4aa2b3.jpg)
10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마스크를 낀 채 환율주가 등 국내외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균 센터장이 본 금융시장 전망
한국, 미 약세장때 좋은 경우 없어
주요국 정책강도·공조에 시장 달려
손실 만회 힘든 서비스업 충격 클듯
반도체·자동차 산업 타격 제한적
한국 주가 13년 전 수준으로 후퇴
시장의 관심이 질병에서 경기 둔화 우려로 옮겨간 것도 한몫했다. 최근 나타난 경제적 손실은 복구가 힘들다. 각국 경제의 서비스화가 빠르게 진전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1%,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도 54%다.
자동차·가전 같은 내구재는 상황이 진정되면 나중에 더 많이 생산할 수도 있고, 소비자도 미뤄둔 구매를 할 수 있다. 서비스업은 다르다. 영화관이나 학원의 수입 감소, 필라테스 강사나 스포츠 경기 치어리더의 손실은 시간이 지난다고 복구되진 않는다. 이번 충격이 단순한 공급 측면에서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한국 증시는 이번 사태로 시장에 내재한 거품을 거의 걷어냈다고 판단한다. 2000선 아래에 있는 코스피는 13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고, 주가는 기업들의 장부가치보다 싸게(PBR 1 이하)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흐름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 증시가 좋을 때 한국이 부진했던 사례는 많았다. 반대로 미국이 약세장으로 반전됐을 때 한국이 좋았던 경우는 딱 한 번이다. 2001년 4분기~2002년 1분기까지가 유일한데, 이때는 한국에서 신용카드 버블을 만들던 시기였기 때문에 예외로 봐야 한다. 결국 미국 증시의 하락세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한국 증시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3대 지수는 지난 2월 기록한 역사적 최고점에서 약 19% 하락했다. ‘약세장(베어마켓)’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고가보다 주가가 20% 이상 하락하면 베어마켓으로 분류하곤 한다.
하지만 미국의 10년 강세장에서도 요즘처럼 조정을 받은 경우가 있다. 2011년 8월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국면에서 S&P500지수는 19.3% 내렸고, 2018년 10월 금리 급등 국면에서도 19.7% 하락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비관론이 컸지만 시장은 이내 회복했다.
미 증시 19% 하락, 약세장 진입 앞둬
현재 미국 증시는 강세장에서의 일시적 조정(Bull Market Correction)이냐, 10년 강세장을 끝내고 본격적인 하락 장세(Cyclical Bear Market)로 반전되느냐의 기로에서 있다고 본다. 흐름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는 미국 정부가 추가로 내놓은 정책의 강도와 주요국들의 정책 공조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다행인 건 지금 사태가 반도체와 자동차와 같은 한국의 주력 산업이 감내하지 못할 정도의 타격은 아니라는 점이다. 반도체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등 수요가 건재하다. 자동차는 엔화 강세, 원화 약세의 조합이 가격 경쟁력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부 중소형주들이 문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곳이 국내 상장 제조업체의 3분의 1이다. 한계기업들의 대응 여력이 줄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