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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1247명 난리난 이탈리아, 밀라노·베네치아 사실상 봉쇄

중앙일보 2020.03.08 16:13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하루 사이 1000명 이상 급증했다. 
 
이탈리아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 7일 로마의 콜로세움 앞을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 7일 로마의 콜로세움 앞을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7일(현지시간) 오후 기준 전국 누적 확진자가 588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1247명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도시 봉쇄 조치나 다름없는 ‘레드 존’ 범위를 확대해 밀라노·베네치아 등도 포함시켰다. 프랑스·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보건당국에 따르면 7일 이란의 확진자는 전날보다 1076명 늘어난 5823명이다. 이란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가 중동 15개 국가로 번지면서 중동의 확진자는 6000명을 넘어섰다. 
 
반면 중국은 7일 신규 확진자가 44명 발생했다. 지난 1월 20일 감염자 수치를 발표한 이후 가장 적은 수다. 한국은 확진자가 8일 오전 전날보다 367명 증가해 7134명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 밀라노·베네치아 사실상 도시 봉쇄    

 
이탈리아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는 ‘레드 존’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추가 지정된 ‘레드 존’에는 이탈리아의 경제·금융 중심지 밀라노와 유명 관광 도시 베네치아도 포함됐다.
 
레드존은 사실상의 도시 봉쇄조치나 다름없다. 가족 방문이나 업무 목적을 제외하고 드나들지 못한다. 또 해당 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허가 없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제한된다. 
 
이번 확대 조치로 이탈리아 전체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약 1600만명이 봉쇄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BBC가 8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집권당 대표도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하나인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 니콜라 진가레티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도 걸렸다”며 감염 사실을 공개했다.    
 
7일 하루 동안 발생한 사망자 역시 다른 주요 발병국에 비해 많다. 전날보다 36명 증가해 누적 233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사율이 3.96%로, 중국 3.8%, 이란 2.4% 등에 비해 높다. 이는 이탈리아가 고령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페인의 한 마을, 자가 격리 어기면 최대 벌금 8억원  

 
이탈리아를 넘어 서유럽 각국에서도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보건부에 따르면 7일 기준 확진자는 336명 증가해 누적 확진자가 949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5명 증가해 16명이 됐다.  
 
신종 코로나 확산의 여파로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에 있는 노인 집단 시설이 폐쇄됐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확산의 여파로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에 있는 노인 집단 시설이 폐쇄됐다. [AP=연합뉴스]

 
스페인도 하루 만에 확진자가 50명 넘게 늘어 누적 430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8명이다. 이에 따라 8일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강력한 조치를 내놨다. 확진자가 속출하는 스페인 북부 라 리오하의 하로 마을 주민에 대해 가정 내 격리 조치를 내리고, 경찰을 배치했다. 라 리오하 당국은 격리 지침을 어긴 주민에게 약 3000∼60만 유로(400만∼8억1000만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국회의원 또 사망 “대중 접촉 금지령”   

 
중동의 신종 코로나 ‘슈퍼 전파국’인 이란의 확산세도 가파르다. 이란 보건부는 7일 사망자가 전날보다 21명 늘어 14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가 지도층의 확진과 사망도 이어지고 있다. 수도 테헤란이 지역구인 여성 국회의원 파테메 라하바르(55)가 신종 코로나로 사망했다고 8일 AP통신 등이 이란 국영 IRNA 통신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지난 6일 이란 테헤란의 전통 시장에서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이란에선 확진자가 하루 사이 1000 명 넘게 증가했다. [AP=연합뉴스]

지난 6일 이란 테헤란의 전통 시장에서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이란에선 확진자가 하루 사이 1000 명 넘게 증가했다. [AP=연합뉴스]

 
그에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국정 자문인 모하마드 미르모함마디와 모하마드 알리 라마자니 다스타크 국회의원, 주바티칸 대사를 역임한 성직자 하디 호스로샤히가 사망했다. 이란의 최고위층 여성 관료인 마수메 엡테카르 부통령, 이라즈 하리르치 보건부 차관, 모하바 졸노르 의원 등 고위 당국자들도 연이어 감염됐다. 이란 고위층과 중국인의 잦은 교류가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란의 국회의원 290명 가운데 23명(8%)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 이에 따라 압돌레자 메스리 의원은 이란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의원들의 일반인 접촉 금지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이란 테헤란의 한 사원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6일 이란 테헤란의 한 사원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의 확진자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중동 지역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7일 기준 6157명을 기록했다. 중동의 확진자 발생 국가는 15개국으로 늘었다. 중동 지역에서 유명한 레바논의 슈퍼모델이자 방송인 루자인 아다다도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아랍에미리트(UAE) 일간 걸프뉴스가 7일 보도했다.  
 

‘크루즈 악몽’ 재현되나 … 이집트 크루즈서 45명 집단 감염      

 
이집트 나일강을 운항하던 크루즈선에선 신종 코로나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상했다. 8일 로이터에 따르면 이집트 보건부는 7일 나일강 크루즈선 ‘리버 아누켓호’에서 탑승자 33명이 추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전날 이집트 승무원 1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추가 감염이 확인되면서 ‘리버 아누켓호’의 확진자 수는 45명으로 늘었다.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이집트 ‘리버 아누켓호’가 지난 7일 정박해 있다. [AP=연합뉴스]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이집트 ‘리버 아누켓호’가 지난 7일 정박해 있다. [A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크루즈선에는 다양한 국적의 승객 101명과 선원 70명이 탑승하고 있다. 현재 이 배는 이집트의 도시 외곽에 정박해 탑승자들은 외부와 격리된 상태다. 이 크루즈선을 탔던 대만계 미국인 여성이 귀국 후 확진 판정을 받자 이집트 보건부가 탑승자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 이처럼 확진자가 발견됐다.  
 
크루즈선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집트의 확진자는 총 48명으로 증가했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오랜 기간 정박·격리되면서 확진자가 폭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악몽이 재현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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