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독·소 영향으로 3월8일 제정
유엔은 1977년 기념일로 권고
여성 참정권·평등·권리향상 요구
아직도 분쟁지역 여성 인권유린
탈레반·IS, 여성학대로 악명 높아
아프간 평화합의로 탈레반 복귀
국제사회 방관 속 유엔 우려 표명
ICRC, 분쟁지역 여성 역할 주목
피해자 넘어 적극적인 해결자로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둔 지난 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여성이 노란 튤립 꽃다발을 들고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옛 소련 시절의 영향으로 러시아에선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원래 장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타스=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4e07648f-81da-42bb-8fec-f5056c5a13eb.jpg)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둔 지난 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여성이 노란 튤립 꽃다발을 들고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옛 소련 시절의 영향으로 러시아에선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원래 장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타스=연합뉴스]
산재로 희생된 미국 여성노동자 추모로 시작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둔 6일 브라질의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장미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4946a26a-a68c-4e22-a552-465842e1acff.jpg)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둔 6일 브라질의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장미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월 8일 여성노동자 시위로 러시아혁명 촉발
![호주의 시드니에서 7일 열린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서 소녀들이 '소녀들이 통치한다' '여성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ca86b019-797c-48d7-98f6-0641927bba27.jpg)
호주의 시드니에서 7일 열린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서 소녀들이 '소녀들이 통치한다' '여성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엔 1977년부터 기념일로…매년 모토 정해
중요한 것은 유엔이 매년 여성의 날에 맞춰 특별한 모토를 정한다는 사실이다. 올해는 ‘나는 평등 세대다: 여성권리 실현하기(I am Generation Equality: Realizing Women’s Rights)‘가 모토다. 지난해에는 ’평등을 생각하고, 현명해지며, 변화를 위해 혁신하라(Think Equal, Build Smart, Innovate for Change)‘였다.
![유엔 본뷰에서 6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다. 참석자들은 평등 세대로 가기 위한 여성들의 권리 신장을 강조했다. [신화=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a288ba9c-77aa-41fc-aca0-8779421700b3.jpg)
유엔 본뷰에서 6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다. 참석자들은 평등 세대로 가기 위한 여성들의 권리 신장을 강조했다. [신화=연합뉴스]
현실 반영…여성과 폭력·분쟁 관련 모토 많아
특이한 모토 중 하나는 2002년에 정한 ‘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 여성: 현실과 기회(Afghan Women Today: Realities and Opportunities)’였다. 특정 국가가 세계 여성의 날 모토에서 언급된 유일한 사례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의 남부 카라치에서 7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강한 엿겅, 강한 나라'라는 문구가 눈에 띤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52c4894e-f1b4-4444-8e1e-5f00faf0afd5.jpg)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의 남부 카라치에서 7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강한 엿겅, 강한 나라'라는 문구가 눈에 띤다. [AP=연합뉴스]
탈레반 붕괴하자 아프가니스탄 여성 격려 모토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반대파를 숙청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방 문화를 전파한다며 방송국을 비롯한 언론을 폐쇄하고 음악을 비롯한 문화 활동을 금지했다. 이슬람을 제외한 다른 종교를 금지한 것은 물론 이슬람의 다른 종파(시아파)도 탄압했다. 2001년 3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얀 석불을 이교도의 유적이라고 폭탄으로 파괴한 반달리즘 사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2월 29일 카타르수도 도하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잘마이 칼릴자드 미국 아프가니스탄 특사(왼족)이 탈레반 공동창설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아프가니스탄 평화 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d10d9be0-5b7e-4ed0-93d5-1d84c5195948.jpg)
2월 29일 카타르수도 도하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잘마이 칼릴자드 미국 아프가니스탄 특사(왼족)이 탈레반 공동창설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아프가니스탄 평화 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탈레반의 여성에 대한 이런 잔학행위는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정당화시켜주는 명문의 하나가 됐다. 2002년 유엔의 세계 여성의 날 모토는 그런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새로운 질서가 구축되면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새로운 기회가 생겼음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얼굴을 포함한 온몸을 가린 부르카를 입은 아프간 여인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ac3f0f20-34a2-4f59-917f-48b7bc4064b7.jpg)
얼굴을 포함한 온몸을 가린 부르카를 입은 아프간 여인들. [중앙포토]
아프가니스탄 평화합의, 탈레반 복귀 길 터
평화 합의에는 탈레반이 알카에다 같은 테터 조직과 멀리한다는 조항만 있을 뿐 탈레반의 여성학대·반인권·극단주의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다. 미국이 이런 반인륜적인 문제를 그대로 내버려주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떠난다면 가치전쟁에서 실질적인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탈레반 통치 시절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거리에서 종교 경찰에 여성듫을 매질하는 모습. [위키피디아]](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22c202cb-1b13-4d84-a709-97fca174b415.jpg)
탈레반 통치 시절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거리에서 종교 경찰에 여성듫을 매질하는 모습. [위키피디아]
IS, 여성 인신매매하고 노예화
2014년에는 이라크 북부에 사는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거주 지역을 점령한 뒤 여성을 납치해 강간하거나 ‘전리품’의 하나로 대원들에게 분배했다. 말을 듣지 않는 여성은 살해하기도 했다. IS는 2014년 10월 15일 노예제 부활을 선언하고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와 노예화를 공인했다. 여성 살해, 성폭력, 인신매매는 IS의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I남수단의 난민촌에서 모성보호 활동을 펼치는 ICRC 소속 의사와 의료요원들이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 ICRC].](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d6dc8a71-de8f-4e45-93ef-5ae803f70686.jpg)
I남수단의 난민촌에서 모성보호 활동을 펼치는 ICRC 소속 의사와 의료요원들이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 ICRC].
국제인도주의 ICRC, ‘여성과 전쟁’ 프로그램
남미국가 페루의 남부에 위치한 아야쿠초의 모루추코스 마을에 사는 54세의 디오니시아 칼데론은 분쟁 중 성학대를 당한 여성들의 대표를 맡고 있다. 페루는 1980년부터 페루 공산당 무장조직인 인민유격대가 정부군을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인 ‘페루 분쟁’으로 7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냈다. 분쟁 와중에 디오니시아의 첫 남편은 행방불명됐으며, 두 번째 남편은 분쟁 중 당한 고문의 후유증으로 숨졌다. 디오니시아는 이처럼 분쟁의 희생자였지만, 지금은 성 학대 피해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면서 정의와 진실을 위한 투쟁자로 일하고 있다.
![내전 중인 예멘의 포로수용소에서 여성 수용자가 아이를 안고 재봉 일을 배우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분쟁 지역 여성 지원 프로그램의 하나다. [사진 ICRC]](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3/08/fd3c1b24-b737-4fef-9cd2-9b0aa0e91b51.jpg)
내전 중인 예멘의 포로수용소에서 여성 수용자가 아이를 안고 재봉 일을 배우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분쟁 지역 여성 지원 프로그램의 하나다. [사진 ICRC]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해결자로서 여성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마이두구리 난민촌에 사는 17세의 파티마는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으로 남자들이 모두 도망친 마을에서 공포에 떨다 혼자 피신했다. 숨어있던 숲에서 헤어진 어머니와는 18개월 동안 만나지 못했다. 파티마는 다행히 ICRC가 난민들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어머니와 재회할 수 있었다. 분쟁의 생존자인 파티마는 고향으로 돌아가 분쟁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꿈꾸며 난민촌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들은 분쟁 피해자를 넘어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활동가로 거듭나고 있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