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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때 화우, MB때 바른이 이랬다···文정부 요직 꿰찬 지평 질주

중앙일보 2020.03.07 05:00
2017년 10월 20일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왼쪽)가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 변호사인 김지형 신고리 공론화 위원장으로부터 신고리 원자력발전 5·6호기 조사결과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10월 20일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왼쪽)가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 변호사인 김지형 신고리 공론화 위원장으로부터 신고리 원자력발전 5·6호기 조사결과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2% 턱걸이 성장을 했던 지난해, 매출액이 23.8%나 증가한 대형로펌이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자타공인 '실세 로펌'으로 자리잡은 법무법인 지평이다. 중앙일보가 확보한 국내 대형로펌 매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평의 매출액은 74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599억에 비해 23.8% 증가한 수치다. 국내 3대 로펌인 김앤장(4%)·광장(11.7%)·태평양(8.4%)의 법무법인 매출 증가율과 비교할 때 폭발적인 성장세다.
 

文정부 실세로펌 지평의 성장  

법조계에선 이런 지평의 성장 요인으로 현 정부와 지평간의 탄탄한 인연을 꼽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지평 출신 인사들이 잇달아 중용되며 '전관 풍향계'에 예민한 법률 시장의 고객들이 지평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식(53) 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2017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김지형(62) 전 대법관(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문재인 정부 초대 관세청장을 역임한 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나선 김영문(55) 변호사, KBS이사를 맡고있는 조용환(61) 변호사 모두 지평 출신이다. 금태섭(53)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치권에 들어서기 전엔 지평에 몸을 담았다. 지평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기용된 인사들과 지평의 성장은 관련이 없다"며 "지난해 형사와 대관업무의 성장률은 오히려 높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법무법인 지평 매출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법무법인 지평 매출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지평 "실력과 전문성으로 성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지평의 매출액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16년 459억에서 2019년 742억으로 지난 3년간 60%이상 증가했다. 성장률도 전년 대비 2017년 12.6%, 2018년 15.8%, 2019년 23.8%으로 3년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 인수·합병(M&A)과 기업법무·건설부동산과 노동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지평은 이런 분야의 경우 "오랜기간 축적된 변호사들의 실력과 전문성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조계 인사들은 문재인 정부와 지평의 인연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지점이라 지적한다. 복수의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들은 "정부마다 잘 나갔던 대형 로펌이 있었고 매출도 그 분위기에 따라 움직였다"고 말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선 '화우'가 이명박 정부에선 '바른'이 정부와 관련한 주요 사건을 맡거나 정부 내 고위공직자를 배출하며 주목을 받았다.
 
법무법인 지평 출신인 김영문 전 관세청장이 지난 1월 2일 기자회견에서 울산 울주군에 여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 계획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법무법인 지평 출신인 김영문 전 관세청장이 지난 1월 2일 기자회견에서 울산 울주군에 여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 계획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정부에선 지평과 함께 법원 내 진보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의 이광범(61) 변호사가 이끄는 엘케이비파트너스(LKB)도 상종가다. LKB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이재명 경기지사,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현 정부 인사들의 형사사건 변호를 맡으며 주목을 받았다. 중견 로펌의 한 대표 변호사는 "서초동에선 LKB가 주요 형사 사건을 모두 싹쓸이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LKB관계자는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주장일뿐 실제 매출액은 크게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평양·광장 2,3위 싸움 치열 

다른 대형로펌들 중에는 김앤장이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특허법인을 포함해 매출 1조원을 넘는 곳은 김앤장이 유일했다. 성장세로는 지평과 함께 광장·율촌·세종·화우가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지난해 네 로펌의 법무법인 매출액은 모두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광장과 세종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000억과 2000억원 클럽에 진입했다.
 
대형 법무법인 매출액. 그래픽=신재민 기자

대형 법무법인 매출액. 그래픽=신재민 기자

광장은 특허법인을 제외한 법무법인 매출로는 태평양을 앞서며 매출 2위에 올랐다. 특허법인을 포함할 경우 태평양이 2위 자리를 지켰지만 매출액 차이는 8억원 정도였다. 태평양은 변호사 1인당 매출액에선 7억 6000만원을 기록하며 6억 5000만원대인 광장보다 효율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 로펌은 지난해 모두 기업 M&A와 경영권 방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율촌은 지난달 승차공유서비스 타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아내며 모빌리티에 강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예의주시 중인 로펌들

대형 로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매출에 미칠 영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기업의 법률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견·소형 로펌의 경우 당장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동의 한 소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코로나19사태가 터진 뒤 새로운 사건을 맡기는 고객이 급격히 줄어들어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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