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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진짜 스톱?…법 개정 이후 모빌리티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2020.03.07 00:06

개정 여객자동차법, 어떤 변화 몰고오나 

 5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타다가 주차돼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타다가 주차돼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타다금지법’으로 불려 온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62년 법 제정 이후 버스·택시 외에 처음으로 정보기술(IT) 플랫폼을 활용한 형태의 자동차 운송업이 제도권에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타다 베이직'으로 대표되는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기사 포함 렌터카’(기포카) 모델의 사업 근거를 없애는 조항이 포함된 데다 세부 내용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어 제대로 작동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개정안은▶플랫폼 운송사업 ▶플랫폼 가맹사업 ▶플랫폼 중개사업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중 플랫폼 운송사업은 기존 택시와 달리 외관·요금·차종 규제를 받지 않는 규제 혁신형으로 운영된다. 사업계획을 작성해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으면 할 수 있다. 자동차 조달 방식에는 렌터카도 포함됐다. 대신 사업자는 허가 대수 또는 운행횟수에 따라 ‘운송 시장 안정 기여금’을 내야 한다. 이 기여금은 택시 감차 등의 목적으로 사용한다. 허가 대수는 택시 감차 추이와 국민 편익을 고려해 정하는 걸로 법에 규정됐다.
 

규제 없는 플랫폼 택시 도입

지난 4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언뜻 보면 지난 2013년 우버의 한국 진출 이후 반복돼 온 택시업계와 플랫폼 모빌리티 산업 간 갈등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서비스를 장려하는 법으로 보인다. 법안 논의를 주도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이 법은 일각에서 얘기하는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혁신 제도화 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쏘카·VCNC는 4일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기포카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 중단'을 선언했다. 당초 시행령에 있던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경우 기사를 알선할 수 있게 한 조항이 법 개정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신 법에는 ^관광목적으로 6시간 이상 대여하거나 ^공항과 항만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경우에만 알선할 수 있게 했다. 시내 구간에서 운영되는 타다 베이직의 영업을 막는 조항이다.

이에 따라 쏘카·VCNC는 이르면 이달 중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한다. 다만, 준고급 택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공항 이동 서비스 타다 에어·이동약자를 위한 타다 어시스트 등 다른 서비스는 추후 방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김현미 장관과 정부는 자신이 주도한 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수천명 드라이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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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베이직 이달 중 중단 

타다 기사들은 반응은 엇갈렷다. 회원 수가 2000명이 넘는 네이버 ‘타다 드라이버’ 카페에는 “이대로 끝나는 건가요”(아이디 kjt6****), “사업 접는 속도가 너무 빠른 감이 있네요….”(아이디 lhs7****) 등의 글이 올라왔다. 타다 기사인 조 모 씨는 “시원섭섭하다”며 “수입이 끊긴다는 걱정과 그동안 기사를 엄격하게 대한 회사에 대한 원망이 섞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개정안이 공포되고 1년 후 실제 법이 시행되면 모빌리티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새로 생기는 플랫폼 택시가 관전 포인트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자금력이 갖춰진 모빌리티 업체들 위주로 플랫폼 택시 사업에 우선적으로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마카롱 택시 운영사인 KST모빌리티 권오상 이사는 “이전까지는 법에 정해진 ‘객관식 시험’만 가능했다면 새로 도입되는 플랫폼 택시는 ‘주관식 시험’이라 생각하면 된다”며 “제도권 내에서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총량’과 ‘기여금’이라는 규제를 어떻게 잘 풀어가느냐가 관건이다. 둘 다 시행령에서 정하게 돼 있어 국토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택시 감차 현황과 연동해 플랫폼 택시 허가대수를 국토부가 보수적으로 산정한다면 스타트업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미나 코리아 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총량규제는 기업의 확장 가능성을 제한하는 문제”라며 “총량에 얽매여 규모를 빠르고 유연하게 키울 수 없다면 투자를 받기 어렵고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기여금도 스타트업 입장에선 ‘진입장벽’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모빌리티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스타트업이 일정 규모로 성장하기 전까지 기여금 비용을 면제하거나 대폭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엔 진짜 그렇게 할 것이냐는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합법도 불법으로 만든 국회, 투자경색 우려

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개정안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지난해 3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카풀 서비스’를 사실상 금지하고 이번 개정안 통과로 기포카 모델도 금지하면서 민간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할 영역 자체를 지나치게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구나 합법적이었던 기포카를 입법을 통해 금지하는 과정이 글로벌 투자자에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모빌리티의 정의가 얼마나 확장될지 정치권에선 이해가 없는 것 “이라며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시대가 오면 택시니 뭐니 구분이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택시의 표심을 의식해 국가가 합법이라 허용해 놓은 것을 불법으로 만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한국 모빌리티 기업에 선뜻 투자하겠냐”고 꼬집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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