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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여영국 ‘맨 왼쪽’…보수 성향, 박성중·홍문종 순

중앙선데이 2020.03.07 00:02 676호 4면 지면보기

국민 선택, 4·15 총선 〈1〉 20대 국회 성적표

중앙SUNDAY와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이끄는 폴랩(Pollab) 연구팀, 폴메트릭스(입법 빅데이터 분석업체)는 4·15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5회에 걸친 공동기획을 마련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이번 공동기획을 통해 지난 5년 동안의 20대 국회를 평가하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또 후보자들의 사회연결망과 이들의 공약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도할 예정이다. 시리즈 후반부에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과 추세의 변화도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총선 공동기획 시리즈를 통해 유권자 각자가 선량을 뽑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유의미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표결로 본 의원 319명 성향
진보 상위 10위 중 5명은 정의당
보수 톱10에 통합당 8명, 조원진 7위

김진표, 중도 표결 성향 가장 강해
바른미래·민평당 출신 중도 성향
이해찬·이인영 당 평균보다 더 왼쪽


분석대상 319명 의원 중 가장 진보적 표결 성향을 보인 이는 홍익표(더불어민주당), 여영국(정의당)이었다. 그 뒤를 윤소하(정의당), 문미옥(더불어민주당 사퇴), 한정애(더불어민주당), 이정미(정의당), 추혜선(정의당) 등이 이었다. 진보 표결 성향 지수 상위 10명 중 정의당 출신이 5명, 민중당(김종훈 의원) 출신이 1명으로 진보정당 계열이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홍 의원을 포함해 3명이 10위 안에 들어 여당 내 강성 의원들과 진보 계열 정당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표결 경향은 그 차이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보수적 표결 성향을 보인 이는 박성중(미래통합당), 홍문종(친박신당), 곽대훈(미래통합당) 의원 순이었다. 보수 상위 10명 중에는 미래통합당 출신이 8명으로 압도적이었고, 조원진(자유공화당) 의원이 7위에 랭크됐다. 김진표(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대 국회 법안 표결에서 가장 강한 중도 성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곽상도 보수 4위, 나경원은 당 평균 비슷
 
20대 국회 후반기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박순자 의원(미래통합당)은 당내 대다수 보수 성향 인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왼쪽에 가까운(-0.318) 표결 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실용을 표방한 현 국민의 당 대표인 안철수 전 의원(-0.266)이 박 의원보다는 표결 경향이 약간 더 보수적인 것으로 나왔다. 고인이 된 노회찬 전 의원은(-0.708) 높은 진보 이념 지수를 보였지만 정의당 소속 다른 의원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가장 낮게 나왔다. 이는 전반적으로는 진보 이념을 추구하는 당의 기본적 노선에 충실하면서도 개별 법안 표결에서는 범진보 진영과의 협치 등을 고려해 때로는 유연한 태도를 보일 때도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전 정권 민정수석이자 조국 전 장관 사태 때 당내에서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곤 했던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0.855) 당내 인사 중 보수 성향 표결 순위 4위를 기록한 강성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 비례의원으로 청와대와 자주 각을 세웠던 강효상 미래통합당 의원(0.654)당 평균 지수보다 상당히 높은 보수 표결 성향을 보였다. 20대 국회 후반기 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대여 강경 투쟁을 이끌었던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0.236)은 겉으로 드러난 초 강성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 투표 성향에서는 당 평균 지수(0.238)와 비슷했다.
 
친박계의 맏형 격으로 최근 자유공화당에 입당한 8선 서청원 의원은 강성 보수에 가까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국회 표결에서는 상대적으로 중도 보수적 성향(-0.340)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20대 국회 최다선 의원으로서 과거 새누리당 동료의원들보다 상당히 유연한 표결 경향을 보였음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초선 의원이 다선 의원 보다는 각 당에서 진보 또는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조국 전 장관 사태, 고위공직자수사처 등 지난해 주요 이슈로 떠올랐던 사안과 관련해 당 주류 의견과는 다소 다른 입장을 표해 논란의 중심인물이었던 금태섭 의원은 (-0.648)은 당 평균 표결 지수보다는 조금 더 왼쪽에 위치했다. 20대 국회 전반기에는 더불어민주당 경기 광명을 지역 의원에 당선돼 의정활동을 한 이언주 미래통합당 의원(0.075)은 탈당과 보수 진영으로의 연이은 당적 변경 등 과정을 거치면서 보수화된 표결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과거 탄핵 탈당파인 장제원(-0.205), 김영우(-0.129), 오신환(-0.089) 등 의원보다 더 보수 성향의 이념 지수를 보였다. 이 밖에 이동섭, 정인화, 최도자, 김종회, 송기석, 김동철, 천정배 의원 등은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표결 경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출신 의원들 상당수가 전체 스펙트럼에서 중도적 이념 성향을 보인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금태섭 -0.648, 당 평균보다 조금 더 왼쪽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최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진영이 통합해 탄생한 미래통합당(0.227)은 이전 자유한국당 때보다 조금이나마 ‘중도’ 방향으로 이동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정치 스펙트럼 상에서 외연 확장의 의미는 제한적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안철수계 이동섭(-0.419), 김중로(-0.005) 의원은 기존 자유한국당(0.238)과는 표결 성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미래통합당에 입당하지 않은 바른미래당 출신 의원들 10명의 평균 위치(-0.271)를 고려하면, 이들과의 연합이나 추가 입당이 성사되면 상당한 외연 확장이 이뤄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여당 지도부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0.653)와 이인영 원내대표(-0.759)는 당 소속 의원들의 평균 지수보다 더 왼쪽(진보)으로 쏠려 있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0.420) 역시 당 평균 지수(0.227)보다 더 오른쪽(보수)으로 치우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0.900)는 소속 당 의원 평균 지수(-0.935)와 비슷했다.
 
친문의 대표 인물인 최재성(-0.549), 전해철(-0.349) 의원은 당 평균보다 낮게 나왔다. 또 당 대표 출신의 추미애 법무부장관(-0.497) 역시 진보 성향이긴 하나 당 평균에 미치지는 못했다. 
 

진보·보수 양극단에 가까운 비례 의원 ‘행동대원’ 역할   

호남보다 서울 의원들이 더 왼쪽…여야 모두 초선이 더 강경한 태도
한규섭

한규섭

국회의원 선거철만 되면 특히 비례대표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비례대표제는 한 분야의 전문성은 뛰어나지만, 지역구 당선이 어려운 직능·계층·세대 대표나 사회적 소수자를 의회에 진출시켜 대의민주주의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례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눈에 들어 차기 선거에서 출마할 지역구를 얻는데 골몰한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역구 출신 의원보다 당론을 더 충실히 따르는 경향을 보일 때도 잦다. 실제로 이는 법안 표결 성향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두 거대 정당의 비례대표 의원들의 법안 표결 경향을 분석한 결과 지역구 의원들보다 좌(진보)와 우(보수)의 양극단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의 표결 성향은 -0.689로 지역구 의원 평균(-0.605)보다 더 왼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상대적으로 비례 의원들이 더 진보적 성향의 표결을 했음을 의미한다. 자유한국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은 0.308로 소속 지역구 의원들의 평균(0.227)보다 오른쪽에 치우쳐 더 보수적 성향의 표결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결과는 20대 국회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과거 서울대 폴랩 연구팀이 17대부터 19대까지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의 평균 이념 점수를 환산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의원들을 상대로 직접 설문조사를 한 결과도 비슷한 경향성을 나타낸 적이 있다. 지난 18대 국회 때 한 언론이 ‘당론과 소신이 충돌할 때 어느 쪽을 택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당론과 소신이 충돌한 경험을 가진 의원은 71%였다. 이중 당론보다는 소신을 택한 의원이 절반을 훨씬 넘었다.(61.8%) 그런데 이 선택의 기로에서 비례 대표와 지역구 의원들의 선택은 달랐다.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본인 소신(48.9%)보다 당론(51.1%)을 선택한다는 응답이 많은 반면, 지역구 의원들은 당론(33.2%)보다 본인 소신(64.8%)을 따르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전문가들은 지역구 공천이 지상 목표인 대부분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정치 생명이 당 지도부 손에 달린 상황에서는 바뀔 수 없는 구조적 문제로 해석한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비례 의원들이 소속 당 지역구 의원들보다 이념 지수가 더 강성임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라며 “비례대표제가 확대될 때 당 충성도가 높은 행동대원 역할을 하는 의원들이 늘어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별로는 제주도(-0.669)와 세종특별자치시(-0.653) 지역 의원들이 가장 진보적 표결 성향을 보였다. 다른 지역보다 의원 절대 숫자가 적은 데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이 두 지역을 제외하면 가장 진보적 표결 경향을 보이는 곳은 서울(-0.440)이었다. 서울 지역 의원들은 일반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광주·전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보다 더 진보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지역 의원들도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진보적 이념 지수(-0.345)를 보였다. 전통적으로 여당 강세 지역인 호남 외에 수도권 의원들이 진보적 표결 경향이 두드러짐을 나타내는 결과다. 가장 보수적인 표결 경향을 보이는 지역 의원들은 대구(0.291)와 경북(0.254)이었다.
 
선수별로는 여야 모두 초선의원들이 더 강경한 성향을 보였다. 한 교수는 “일반 유권자들은 정치 신인들에게 신선함과 소신을 기대한다”며 “하지만 당내 입지가 약하고 당 지도부의 영향에서 덜 자유롭다보니 한계도 분명히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령대 별로는 민주당은 70대 이상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의 표결 경향을 보였다. 반면 한국당은 연령대별 표결 경향 차이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어떻게 조사했나
비슷한 표결 의원끼리 모으고 ‘이념 점수’ 매겨 분석 
 
폴랩 연구팀과 폴메트릭스는 의원들에 대한 이념 성향을 본회의에 제출된 법안의 표결 기록을 빅데이터로 삼아 분석했다. 표결 기록이라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W-NOMINATE’ 통계기법을 동원했다. 이는 동일 법안에서 같은 경향의 표결을 한 의원들끼리 통계적으로 군집화하는 방식이다.  
 
이 기법은 법안별로 찬성·반대·기권한 의원들을 각기 다른 그룹으로 묶는다. 여기에 이념적 색채가 비교적 뚜렷한 특정 의원을 기준점으로 선정해 ‘진보’와 ‘보수’로 방향성을 결정한다. 각 법안에 대한 찬반 자체를 기준으로 진보·보수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진보와 보수는 이 분석에서 상대적 개념으로 간주한다.
 
즉, 비슷한 투표 성향을 보이는 의원들을 묶어 이들에게 비슷한 ‘이념 점수’를 부여해 각 의원의 이념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점수는 ‘가장 진보’인 -1점에서 ‘가장 보수’인 +1점 사이로 매겨진다. 미국의 시사주간 ‘내셔널 저널’은 매년 미 연방 상 하원 의원들의 투표 성향을 이 같은 방식을 통해 분석한 뒤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일반적인 여론 조사와 같은 ‘인식’이 아닌 표결이라는 직접적인 ‘행태’를 통해 지수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규섭 교수는 “이 분석법은 연구자의 주관적 평가가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했다.
 
고성표·김나윤 기자 muzes@joongang.co.kr
 
중앙SUNDAY-서울대 폴랩-폴메트릭스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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