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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가 든 법무장관 수사지휘 사례, 6건 중 4건이 文정부 때였다

중앙일보 2020.03.05 16:5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신천지예수교회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지시를 두고 공방이 계속되자 “무익한 논쟁보다 절실한 방책을 찾아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법무장관의 수사 지휘 전례도 들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전례에서조차 압수수색 지휘는 없었다”고 지적한다. 장관의 수사지휘 사례조차 문재인 정부 때가 다수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압수수색’ 월권 논란에 “무익한 논쟁”

법무부는 5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지난달 28일 검찰에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비롯한 강제수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를 “일정한 범죄유형에 대한 지시였다”며 “지역사회 감염이 전국으로 퍼질 수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즉각적이고 엄정한 조치를 강조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천지를 겨냥한 구체적 수사방법 적시는 장관의 유례없는 정치행위라는 비판이 일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어 법무부는 “과거에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국민이 엄정 대처를 요구하는 일정한 범죄 유형에 대해 수사방법, 신병 또는 양형 등에 대해 지시를 내린 사례가 다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 부실 사태 때 일선 검찰청 특수부의 전담 수사반 지정(2011년) ▶공명선거 정착 위한 불법 폭력 행위자 신속 검거 지시 (2012년) ▶불법촬영 유포 사범에 법정 최고형 구형(2018년) ▶허위 조작 정보 제작 및 유포 사범 적극 수사 착수(2018년) ▶상습 음주운전 사범에 대한 원칙적 구속영장 청구 및 현행범 체포(2018년) 등 총 5건을 사례로 들었다.
 

검찰 안팎 “법무부 든 전례도 ‘압수수색’은 없었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른쪽은 출입문이 굳게 잠긴 광주광역시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 [중앙포토] 프리랜서 장정필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른쪽은 출입문이 굳게 잠긴 광주광역시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 [중앙포토] 프리랜서 장정필

검찰 안팎의 비판 목소리는 거세다. 우선 법무부가 예시로 든 사례에서조차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는 없었다는 것이다. 한 현직 차장검사는 “법무부가 든 사례에서조차 압수수색을 지시한 사례는 없었다”며 “압수수색을 누가 알리고 하나. 예고되는 순간 ‘치우고 숨으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짚었다.  

 

10년 간 법무장관의 수사 지휘 사례 총 6건 중 4건이 문재인 정부 때 일이었다는 것도 논란이다. 검찰권을 내려놓으라는 문 정부가 검찰의 수사방향을 두고 지휘하는 것은 사실상 ‘이중 잣대’ 아니냐는 비판에서다. 차장검사 출신 김종민(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이번 지시를 놓고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 감독한다는 검찰청법 8조를 어긴 지휘”라며 “검찰의 독립을 침해하는 정치권력의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관의 구체적 수사지휘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프랑스도 지난 2013년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무부 지휘권 자체를 검찰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라며 폐지했다”며 “이것이 세계적 형사 사법의 추세”라고 했다.
 

김수민·김기정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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