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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2.98% 또 매입…델타, 왜 조원태 '백기사' 됐나

중앙일보 2020.03.05 16:02
 
델타항공이 지난해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을 알렸다. 델타항공 홈페이지 캡쳐

델타항공이 지난해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을 알렸다. 델타항공 홈페이지 캡쳐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2.98% 추가 매입

  

델타, 한진칼 지분 2.98% 또 매입…델타는 왜 조원태를 돕나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호지분은 40%를 넘어섰다.
델타항공은 최근 한진칼 주식 176만 1074주(지분율 2.98%)를 장내 매수로 추가 취득해 한진칼 지분율이 13.98%로 상승했다고 5일 공시했다. 직전 보고일의 지분율은 11%였다. 앞서 델타항공은 지난달 24일에도 지분 1%를 추가 취득하는 등 최근 한진칼 주식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반(反) 조원태 3자 연합에 맞서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31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한 경영방식 혁신 등을 위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함에 따라 한진그룹 남매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31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한 경영방식 혁신 등을 위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함에 따라 한진그룹 남매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조원태 측 42.23% vs. 반 조원태 37.63%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의 지분(22.45%), 델타항공(13.98%), 카카오(2%), 사우회(3.8%) 등을 합친 42.23%로 추정된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7.68%), 반도건설 계열사(13.3%) 등을 더해 37.63%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후 사들인 지분에 대해서는 이달 27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양측의 의결권 있는 지분은 조 회장 측 33.45%, 3자 연합 31.98%다.
 
업계에선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공정거래법상 기업 결합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한선인 15%를 넘지 않는 선까지 추가 지분 매입을 할 수 있다”며 “지분을 계속 늘려가는 것은 주총 이후 임시 주총 등 장기전을 대비 차원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04년 스카이팀 최고경영자 회의가 인천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열렸다. 조르지오 칼레가리 알리탈리아항공 부사장, 로젤리오 가스카 아에로멕시코항공 회장, 장 시릴 스피네타 에어프랑스 회장, 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야로슬라프 트브르딕 체코항공 회장, 폴 맷슨 델타항공 부사장(왼쪽부터)이 기자회견 시작 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4년 스카이팀 최고경영자 회의가 인천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열렸다. 조르지오 칼레가리 알리탈리아항공 부사장, 로젤리오 가스카 아에로멕시코항공 회장, 장 시릴 스피네타 에어프랑스 회장, 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야로슬라프 트브르딕 체코항공 회장, 폴 맷슨 델타항공 부사장(왼쪽부터)이 기자회견 시작 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델타항공, 대한항공과 오랜 '특수관계' 

그렇다면 미국 국적의 글로벌 항공사는 왜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하는 것일까. 대한항공과 조인트 벤처를 구축, 공동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델타항공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회사를 계속 이끄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진그룹은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따로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대한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조인트벤처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 매입에 나서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오랜 ‘특수관계’에 주목한다. 델타항공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대한항공은 2000년 6월 델타항공과 함께 항공사 동맹인 스카이팀 창립을 주도했다. 같은 해 9월엔 항공화물 분야 운송 동맹인 스카이팀 카고도 출범시킨 파트너다.
 
스카이팀은 19개 글로벌 항공사가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전 세계 여행객 10%가 이용하는 세계 1위 항공동맹으로 성장했다. 항공화물 운송도 최대 규모다.
델타항공 입장에선 세계 최대 항로인 환태평양 노선에서 항공 동맹의 경영권 위협 사태를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는 것이다. 
스카이팀 회원사. 중앙포토

스카이팀 회원사. 중앙포토

스카이팀 창립 주도…최고 수준 협력 구축

양사는 또 지난 2018년 5월 한ㆍ미 간 직항 노선과 370여 개 도시 노선을 함께 운영하는 조인트벤처를 출범했다. 이 조인트벤처는 두 회사가 하나처럼 항공편 스케줄을 조정하고 공동 전략을 수립해 마케팅과 영업 활동까지 공유하는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다.

  
이 조인트벤처를 발판으로 델타항공은 미국 내 맞수인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과의 경쟁에서 인천공항을 발판으로 한 동북아 시장 거점을 탄탄히 했다. 대한항공도 일본항공이나 전일본공수와의 환태평양 노선 경쟁에서 우위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의 가세로 당장 한진그룹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며 “델타항공도 이번 주총이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라고 판단해 지분 매입에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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