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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秋 '신천지 압색 찬성 86%' 그 설문···"질문 자체가 편향적"

중앙일보 2020.03.05 14:52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신천지예수교회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지시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 86% 이상이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전례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너무나 소극적인 행정”이라고 답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C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것이다. 조사 방식은 무선 전화면접 10%와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을 혼용한 방식이다.
 
[리얼미터 홈페이지 캡처]

[리얼미터 홈페이지 캡처]

 
설문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정부가 신천지 측으로부터 받은 신도명단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와 관련된 다음 두 주장 중 어디에 좀 더 공감하십니까? ”라고 묻는다. 이에 대한 답변으론 ①믿을 수 없는 명단이니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 ②믿을 수 있는 명단이니 압수수색은 과도하다 ③잘 모르겠다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즉 신도명단의 신뢰성 논란을 전제로 한 뒤 "믿을 수 있나"라고 물은 것이다. 
 
조사결과는 ①믿을 수 없다 86.2%, ②믿을 수 있다 6.6%, ③모름·무응답이 7.2%였다.   
 
이같은 설문 문항을 두고 전문가들은 편향적인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논란이 있다는 전제 자체가 명단이 허구일 가능성을 전제했기에 유도 질문이 될 수 있다”며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건 필요하지만, 정보전달을 넘어서면 안된다”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문항 [리얼미터 홈페이지 캡처]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문항 [리얼미터 홈페이지 캡처]

 
명단 신뢰성과 검찰 압수수색은 다른 차원의 질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답변에서 주안점이 압수수색보다 신뢰성에 찍힐 수 있다. '(명단을) 믿을 수 없더라도 압수수색은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두 가지가 섞여 있다”며 “여론조사 문항은 논란 소지를 최소화해야 하므로 압수수색에 대한 찬반만 물어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치우친 문답이라는) 의견이 있을 수는 있다. 믿을 수 없어도 압수수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어서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넣었다”며 “핵심 이슈는 신천지 측이 신도 명단 중 일부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어서 압수수색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해당 문항은 CBS와 함께 논의해서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박해리·정진호·함민정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 알려왔습니다=보도 이후 김석호 서울대 교수가 자신의 발언을 전체적으로 담아 진의를 분명해 해달라고 요청해, 이를 반영합니다.
 
*원 기사 
이같은 설문 문항을 두고 전문가들은 편향적인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논란이 있다는 전제 자체가 명단이 허구일 가능성을 전제했기에 유도 질문이 될 수 있다”며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건 필요하지만, 정보전달을 넘어서면 안된다”고 말했다. 
 
*수정 기사 
이같은 설문 문항을 두고 전문가들은 문항과 답변의 구성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핵심은 논란의 인지 가능성이다. 신천지 명단이 논란이 된다는 걸 모든 국민이 인지하고 있으면 이런 질문을 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도 질문이 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상황 설명은 필요하기 때문에 명단의 신뢰성에 대해 먼저 묻고, 압수수색 찬반을 따로 묻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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