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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봉' 나섰던 북, "대북 지원 유엔 조정관들 입국 허용"

중앙일보 2020.03.05 11:53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취했던 자국 내 외교관들의 격리를 2일부터 해제하고 있다고 러시아와 스웨덴 등 평양주재 대사관이 밝혔다. 또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등 평양에 머무는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격리에서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IFRC의 리처드 블루위트 유엔 상주대표는 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평양에 상주하는 IFRC 외국인 직원 3명 모두가 격리됐다가 3일 자로 해제됐다”고 전했다. 
 

2일부터 격리했던 평양주재 외교관들 해제
1월 7일 이후 멈췄던 김정은 연일 현지지도
청정지대 강조? 대북 지원 위한 자구책?

격리에서 해제된 요아킴 베리스트룀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가 김일성 광장에서 촬영한 셀카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 연합뉴스]

격리에서 해제된 요아킴 베리스트룀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가 김일성 광장에서 촬영한 셀카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 연합뉴스]

 
요하임 베리스트룀 스웨덴 대사는 3일 평양 김일성 광장을 찾아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700여명의 외국인을격리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격리에서 해제됐거나 금명간 ‘해방’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1월 중순 코로나 19가 확산하자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닫고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하는 밀봉정책을 펴 왔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1월 7일 이후 현지지도를 멈추고, 공개활동을 최소화하는 등 코로나19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28일과 2일 북한군이 원산에서 실시한 화력훈련에 참석하고 정치국 회의를 소집하는 등 활동을 재개했다”며 “북한이 연일 코로나19를 경계하는 모습을 각종 매체를 통해 강조하면서도 외교관들의 격리를 해제하고,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재개 배경을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을 비롯해 각국에서 주민들의 접촉을 자제토록 하는 ‘사회적 격리’ 정책을 펴고 있는데 북한은 오히려 역주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4일(현지시간) 자체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북한 외무성 의전국이 새 외교노트(공한)를 통해 (방역) 격리 기간이 종료된 2일부터 외교관 구역 내 외국인들을 위한 상점인 '평양' 외에 '대동강' 외교관 클럽과 '대성', '낙원' 등의 백화점들이 문을 열 것이라고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주북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계정 캡처]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4일(현지시간) 자체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북한 외무성 의전국이 새 외교노트(공한)를 통해 (방역) 격리 기간이 종료된 2일부터 외교관 구역 내 외국인들을 위한 상점인 '평양' 외에 '대동강' 외교관 클럽과 '대성', '낙원' 등의 백화점들이 문을 열 것이라고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주북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계정 캡처]

 
이런 북한의 정책과 관련해선 북한이 코로나19의 청정지역이라는 시위 또는 대북지원을 염두에 둔 일시적인 행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방역과 주민들의 경계 강화를 주문하면서도 대외적으론 '완화'조치를 취하고 있어서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북한의 주변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과 달리 자신들은 안전하다는 점을 보여주며 ‘밀봉정책’의 우월성을 보여주려는 취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1월 하순부터 외교관들을 격리해 왔는데 한 달이 훨씬 지나면서 그동안 외교관들 가운데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안전하다고 판단해 격리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려는 차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도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오랜 셀프 봉쇄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인도적 대북지원을 염두에 둔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루위트 상임대표는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위한 유엔 조정관들의 입국을 며칠 내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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