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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지침 불구 현장 돌려던 국세청…"실무 검토했으나 중단"

중앙일보 2020.03.05 11: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정부가 '사회적 격리'를 독려하는 가운데, 서울지방국세청이 직원 20명을 차출해 세무서 현장 순회 교육을 검토하다 중단했다. 정부가 “불요불급 행사는 연기·취소하라”고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까지 전파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무자 차원에서 검토했으나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계획 자체를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정부 지침에도…'현장 순회 교육' 검토

서울지방국세청 효재별관. 안성식 기자.

서울지방국세청 효재별관. 안성식 기자.

5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오는 9일부터 서울시 내 28개 세무서를 대상으로 순회 교육을 검토했다. 직원 20명이 차출돼 4인 1팀으로 교육을 하는 방식이다. 1팀당 4~6개 세무서를 직접 돌며 2시간씩 교육을 하는 일정이다. 총 28회의 강의가 계획돼있다. 
 
해당 교육은 각 세무서의 체납추적 담당 직원에게 본청의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지난 1월 10일 국세청은 정기 인사에 맞춰 각 지방 국세청에만 있던 체납 징세 전담 조직인 체납추적팀을 각 세무서에 신설했는데, 조직이 새로 생긴 만큼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세무서 내 담당 직원은 필수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협소한 세무서…온라인으로 대체 가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 코로나19 극복 추가경정예산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 코로나19 극복 추가경정예산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는 원격·재택 근무를 권장하고, 대인 접촉을 최소화하고, 대규모 행사는 연기·취소하라는 정부 지침과 동떨어진 계획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19 관련 정부·지자체 행사 운영지침(제2판)’과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공무원 복무관리 지침(5차 추가사항 포함)’을 각 기관에 보낸 바 있다. 
 

게다가 세무서는 교육 장소도 협소해 감염의 우려도 크다. 현장 세무서는 일상적인 대민 업무로 드나드는 인원이 많고, 신설 세무서를 제외하고는 교육 장소도 수용 인원 20~50명 규모로 협소하다. 현재 운영 중인 온라인 교육 시스템인 '국세공무원교육원'를 이용하면 교육을 원격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국장에게 보고가 되지 않은 실무 검토였다"며 "문제점을 파악하고 검토를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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