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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북제재 완화 움직임에 美 "북에 잘못된 신호 준다"

중앙일보 2020.03.05 11:13
장쥔 대사가 지난해 12월 1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유엔 홈페이지]

장쥔 대사가 지난해 12월 18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유엔 홈페이지]

 
중국이 대북 제재 완화 주장을 재개하자 미국이 강하게 제동을 걸었다.

중국 "코로나19 북에 악영향…제재 완화 필요"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장귄(張軍) 유엔주재 중국 대사가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의 논평 요청에 “지금은 대북 제재를 완화할 시기가 아니다”며 “제재 완화는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그간 대북 제재 완화 주장에 대해 “유엔 회원국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준수하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주로 냈다. 그런데 이번엔 ‘제재 완화 시기가 아니다’고 못 박고 ‘잘못된 신호’라는 등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러시아와 함께 대북 제재 일부 해제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낸 중국이 두 달여 만에 제재 완화 목소리를 내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장쥔 대사는 2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3월 안보리 의장국 취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대화를 통한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해 유연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한 쪽이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인 만큼 다른 쪽에서도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쪽의 진전’은 북한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도발 행위를 중단한 것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해 미국이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쥔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는 비핵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2월 제재 완화안을 제출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제재는 현재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고,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대북 제재 완화안을 유엔 회원국들이 재고해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장쥔 대사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등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진전시키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 혼자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은 북한이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이 이뤄지도록 계속 한목소리를 내왔다”고 강조했다. 제재 완화 결의안으로 궤도를 이탈한 중국, 러시아를 다분히 겨냥한 말이다.
 
국무부 관계자는 또 ‘대북 제재의 피해가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장쥔 대사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도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도 “이는 북한 정권이 자국민의 생활보다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우선순위를 둔 결과”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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