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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적 샌더스 꺾었다"···다우 5% 반등시킨 '바이든 효과'

중앙일보 2020.03.05 08:23
코로나바이러스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가라앉혔던 미국 증시를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되살렸다.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수퍼 화요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했다. 5차 경선 개표 결과 14개 주에서 치러진 10개 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했다. 
 
월가에 반기를 들어온 샌더스 의원의 패배다. 이번 경선에서 단 한 개 주에서도 승리하지 못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대선 레이스 포기를 선언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연합뉴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연합뉴스

 
바이든의 부활에 시장은 환호했다. 아직 다른 주 경선이 남긴 했지만 이 소식에 증시는 빠르게 반응했다. 4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산업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173.45포인트(4.53%) 상승한 2만7090.86을 기록했다. 하루 사이 12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2일 랠리에 이어 다우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상승 폭이다.  
 
나스닥종합지수도 하루 전과 비교해 334.00포인트(3.85%) 오르며 9018.09로 마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약진으로 지수 9000선을 7거래일 만에 회복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4.22% 반등했다.
 
증시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상에 이렇게 환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시장에 우호적인 후보로 꼽힌다. 그동안 샌더스 의원의 약진은 미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었다. ‘월가의 탐욕’을 내내 비판해온 샌더스 의원은 대폭의 세금 인상, 금융ㆍ산업 규제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워왔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초기 샌더스가 약진한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금융시장에 타격을 줬다. 하지만 ‘슈퍼 화요일’ 뚜껑을 열어보니 바이든의 승리, 샌더스의 패배였다.  
 
앞서 3일 미국 중앙은행인 Fed는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연방기금 금리를 연 1.50~1.75%에서 1.0~1.25%로 0.5%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오는 17~18일 열릴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보다 2주 앞서 긴급 임시회의를 열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파월 Fed의 이런 속도전은 시장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긴급 회의를 열어 금리를 낮춰야 할 만큼 코로나19 확산세가 경제에 미칠 충격이 클 것이란 인식이 번졌다. 파월이 ‘패닉 버튼(비상 단추)’를 눌렀다는 평가에 이날 다우존스지수를 포함한 미 주요 주가지수는 3% 안팎 급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의 대약진은 증시 흐름을 바꿔놨다. 4일 하루 사이 미 주요 주가지수는 4~5% 급등하며 금융시장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이날 미 증시 상승을 이끈 건 의료보험·건강 관련 주다. 바이든의 메디케어(국민건강보험) 관련 공약이 이들 산업에 유리하다는 평가 덕분이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사진)은 14개 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슈퍼 화요일'에서 바이든 부통령에 뒤졌다. 연합뉴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사진)은 14개 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슈퍼 화요일'에서 바이든 부통령에 뒤졌다.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는 “예상 밖 바이든의 약진, 블룸버그 전 시장의 지지 선언 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이제 시장의 관심은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정치로 옮아갔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주간 미 증시가 부진했던 데는 코로나바이러스 영향도 있지만 샌더스의 약진에 대한 우려도 주효하게 작용했다”며 “바이든이 아닌 샌더스가 (슈퍼 화요일에서) 승리했다면 증시는 정반대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세, 경기 침체 우려, 정치 변수 등이 맞물려 ‘급등→급락→급등’을 반복할 만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직 바이든의 승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경선 흐름에 따라 변동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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