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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교란종 미국가재 빠르게 확산···영산강·만경강 비상 걸렸다

중앙일보 2020.03.05 06:00
전남 나주 영산강 지류에서 포획된 미국가재. 연합뉴스(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전남 나주 영산강 지류에서 포획된 미국가재. 연합뉴스(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생태계 교란 생물인 미국가재가 지금까지 서식이 알려지지 않았던 곳에서도 발견되면서 호남지역에 미국가재가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강한 육식성을 지닌 미국가재는 토종 가재와 먹이 경쟁을 벌이거나, 곰팡이 등 병을 옮겨 하천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8~12월 영산강 수계 100곳과  만경강 수계 100곳에서 미국 가재 분포 실태를 조사, 지금까지 서식이 알려지지 않은 2곳에서 각각 다 자란 미국가재(학명 Procambarus  clakii) 한 마리씩 채집했다고 5일 밝혔다.
 

영산강·만경강 수계에서 서식지 1곳씩 추가

미국가재는 환경부가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한 외래종으로 지난해 7~10월 영산강 일원에서 1900여마리가 잡혔다. 사진은 미국가재 포획에 나선 환경청 관계자의 모습. 연합뉴스(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미국가재는 환경부가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한 외래종으로 지난해 7~10월 영산강 일원에서 1900여마리가 잡혔다. 사진은 미국가재 포획에 나선 환경청 관계자의 모습. 연합뉴스(영산강유역환경청 제공).

추가로 발견된 지점은 영산강 수계 1개 지점과 만경강 수계 1개 지점이며, 연구팀은 북어·마른멸치 등 먹이를 넣은 통발을 24시간 설치하는 방식으로 미국가재를 채집했다.
 
영산강 수계에서는 영산강 지류인 황룡강 제2황룡교 인근 지점(전남 장성군 황룡면)에서 발견됐다. 
황룡강에서 미국가재가 발견된 지점은 영산강 지류인 전남 나주 지석천의 기존 발견지점에서 27㎞ 이상 떨어진 곳이다.

황룡강은 영산강의 좌안으로 흘러드는 지류이며, 지석천은 이보다 하류 쪽에서 영산강 우안으로 흘러드는 지천이다.
 
이에 앞서 국립생태원은 지난 2018년 실시한 '전국 외래생물 정밀조사' 과정에서 영산강 지류인 지석천과 대초천, 풍림저수지 일대에서 미국가재를 발견했다.

특히, 2018년 3월 조사에서는 지석천 지석대교에서 복부에 어린 가재를 215마리를 붙인 암컷 가재가 채집돼 국내 자연 생태계에서 미국가재가 번식 중인 사실을 처음 확인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이번에 영산강 지류 황룡강에서 발견된 것 미국가재가 2018년 지석천 등지에서 발견된 미국가재와 동일한 개체군인지, 별도의 개체군인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아직 영산강 전역에 미국가재가 정착·서식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승촌보 상류부터 황룡강까지 집중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지석천과 영산강 합류지점을 기준으로 하류 지역에 대한 미국가재의 확산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가재. 중앙포토(국립생태원 제공)

미국가재. 중앙포토(국립생태원 제공)

만경강 유역에서는 대간선수로(전북 완주군 고산면 어우리~전북 익산시까지 이어진 80㎞수로), 율소제(완주군 봉동읍), 백현저수지(신덕제, 완주군 고산면) 등지에서 미국가재가 발견됐으나, 이번에 전북 완주군 봉동읍 장구리 목동저수지에서 새로 발견됐다.

이곳은 봉동읍의 기존 발견지점인 율소제에서 북동쪽으로 5㎞가량 떨어진 곳이다.
 
연구팀은 "만경강 수계에서 새로 발견된 미국가재는 기존 서식지에서 퍼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만경강 본류로 확산하고 있는지 인근 저수지와 농경지 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 100대 악성 외래종 

미국가재(등쪽). 중앙포토(국립생태원 제공)

미국가재(등쪽). 중앙포토(국립생태원 제공)

미국가재(배쪽) 중앙포토(국립생태원 제공)

미국가재(배쪽) 중앙포토(국립생태원 제공)

지난해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한 미국가재는 미국 루이지애나 원산으로 크기는 대략 15㎝ 안팎인 민물 가재다.

몸 색깔은 흰색·붉은색·주황색·푸른색 등 다양하고, 수명은 자연상태에서 2~5년 정도다.
먹이는 동물 사체나 수서곤충은 물론 채소나 수생식물까지 다양하게 먹는다.
유럽에서 100대 악성 외래종으로 지정된 미국가재는 주로 관상용으로 국내에 도입됐는데, 1987년과 2006년 서울 용산 가족공원에서 출현한 사례는 있으나 추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 사육자가 사육을 포기한 후 하천에 방사하면서 국내 하천에서 번식까지 하면서 확산하고 있다.
미국가재가 유럽에서는 경쟁을 통해 토종 가재를 밀어내기도 하고, 곰팡이를 전파해 다른 종을 도태시키는 생태계를 교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가재 암컷은 1년에 2회 한 번에 200개 이상의 알을 낳고, 알은 부화 후 16주가 되면 성체가 돼 다시 번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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