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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금지 안된 나라도 항공편 없어 못간다…유학생·출장자 발동동

중앙일보 2020.03.05 05:00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대한항공이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스리랑카~몰디브, 인천~스리랑카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뉴스1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대한항공이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스리랑카~몰디브, 인천~스리랑카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뉴스1

 국적 항공사, 미국·유럽 노선 운항 대폭 축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여객 수요 감소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 국가가 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미국과 유럽 노선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이어 미국과 유럽 지역의 하늘길까지 막히면서 해외 출장을 가야 하는 기업 관계자나 유학생의 발이 묶이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9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주 5회 운항하던 인천~시애틀 노선을 비롯해 인천~라스베이거스, 인천~보스턴, 인천~댈러스 노선 등 11개 미국 노선 가운데 4개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또 나머지 7개 노선은 감편에 들어간다. 하루 2회 운항하던 인천~로스앤젤레스(LA), 인천~뉴욕 노선은 하루 1편으로 줄어들며,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도 감편한다. 주 7회 운항하던 인천~워싱턴 노선을 포함해 시카고, 애틀랜타, 호놀룰루 노선도 다음 달 25일까지 항공편을 줄여 운영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미국행 노선에서 실시하고 있는 발열검사를 3일 오전 0시 이후 출발편부터 모든 국적사와 미국 항공사로 확대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 카운터 모습.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미국행 노선에서 실시하고 있는 발열검사를 3일 오전 0시 이후 출발편부터 모든 국적사와 미국 항공사로 확대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 카운터 모습. 연합뉴스

대한항공, 23개 미국·유럽 노선 중 21개 운항 줄여

유럽 노선 운항도 크게 줄어든다. 주 7회 운항하던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비롯해 프라하, 로마, 밀라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이스탄불 등 7개 노선의 운항이 5일부터 28일까지 중단된다. 앞서 운휴 조처된 텔아비브 노선을 포함하면 유럽 8개 노선의 운항을 멈춘 셈이다. 인천~런던(주 7회에서 주 3회)과 인천~빈(주 3회에서 주 1회) 노선은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여 운항한다. 미국 노선(11개)과 유럽 노선(12개) 23개 중 인천~파리(주 7회)와 인천~암스테르담(주 4회) 노선을 제외한 21개 노선이 중단되거나 감편에 들어간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터키 현지에 발이 묶인 우리 국민 수송을 위해 여객기를 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국토교통부 등과 이스탄불 현지에 여객기를 투입하는 것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터키는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해 이달 1일부터 한국과 이탈리아, 이라크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전격 중단하면서 이스탄불 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던 한국인 231명이 현지에서 발이 묶였다.사진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의 아시아나 항공기의 모습. 뉴스1

아시아나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터키 현지에 발이 묶인 우리 국민 수송을 위해 여객기를 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국토교통부 등과 이스탄불 현지에 여객기를 투입하는 것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터키는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해 이달 1일부터 한국과 이탈리아, 이라크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전격 중단하면서 이스탄불 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던 한국인 231명이 현지에서 발이 묶였다.사진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의 아시아나 항공기의 모습. 뉴스1

아시아나, 유럽 노선 7개 중 6개 감축  

 
아시아나항공도 미주 5개 노선 가운데 인천~호놀룰루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이 밖에 LA와 뉴욕, 시애틀 노선 운항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 7개 중 예정대로 운항하는 노선은 프랑크푸르트가 유일하다. 부정기편인 인천~리스본 노선은 25일까지 주 1회 감편한 후 다음 달 13일까지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2일 오전 한국발 입국 제한 지역이 93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항공사의 항공기 운항 중단과 감편이 늘고 있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여객기 터미널에 항공기들이 서 있다. 김성룡 기자

외교부는 2일 오전 한국발 입국 제한 지역이 93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항공사의 항공기 운항 중단과 감편이 늘고 있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여객기 터미널에 항공기들이 서 있다. 김성룡 기자

입국금지 없어도 비행기표 못 구해 발 묶여

 
갑작스러운 비행편 감소로 인해 유학생이나 기업인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학에서 유학 중인 김소정(22) 씨는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왔다가 낭패를 봤다. 10일 인천에서 출발해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는 대한항공 비행편을 예약했는데 항공사 사정으로 스케줄이 변경됐다는 연락을 받으면서다. 대한항공은 프랑크푸르트행 대신 같은 날 암스테르담 행 비행편으로 일정이 변경됐다는 것을 김 씨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김 씨는 “독일로 가는 항공편이 갑자기 없어지면서 연결 열차표까지 날렸다"며 "스위스나 프랑스를 경유해 돌아가는 방법을 급하게 알아보고 있는데 비행기 표도 거의 없고 가격까지 올랐다. 개학 일정에 맞춰 돌아가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문구류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대표 심 모(43)씨도 이탈리아 출장 일정을 취소했다. 그는 “제품 수출을 위한 해외 바이어와의 미팅이 예정돼 있었는데 출장을 접었다”면서 “수출을 주력으로 해 해외 출장이 필수인데 항공권을 구할 수도 없고, 언제 사태가 진정될지도 몰라 당분간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콜센터 대기 1시간 40분"…추가 감축 가능성도

미국 노선과 유럽 노선이 대폭 축소되면서 국내 여행 관련 카페엔 항공권 취소와 일정 변경 문의에 대한 글이 폭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항공편이 운항하지 않거나 다른 지역으로 변경됐다는 소식을 듣고 3월 말로 예정된 항공권 취소를 위해 대한항공 고객센터에 연락했는데 1시간 40분을 기다려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로마에서 여행업을 한다는 한 교민은 “국적 항공사가 운휴되면서 사실상 고립 상태가 됐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두바이행 항공기 스케줄이 계속 바뀌는 상황”이라며 “바뀐 스케줄에 따르면 인천에서 두바이를 가는데 파리를 경유해 19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앞으로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한국발 입국 금지 등의 조치가 확대될 경우 국내 항공사의 노선 추가 감축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거나 절차를 강화한 국가와 지역은 92곳이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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